‘51억원 기부’ 충북대 장학 할머니 신언임 여사 영면

윤교근 2024. 1. 2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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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등으로 평생 모은 51억여원을 충북대학교에 기부한 신언임(91) 여사가 22일 작별을 고했다.

이날 오전 10시 충북대 대학본부 대강의실에서 학교장으로 신 여사의 영결식이 열렸다.

당시 신 여사는 3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대학 측은 '신언임 장학금' '신언임 충효 장학금' '신언임로스쿨장학금' 등 연간 10명에게 5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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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를 슬픔과 허전함이 아니라 여사님의 따뜻한 마음과 용기로 채워가고자 합니다”

노점 등으로 평생 모은 51억여원을 충북대학교에 기부한 신언임(91) 여사가 22일 작별을 고했다.

이날 오전 10시 충북대 대학본부 대강의실에서 학교장으로 신 여사의 영결식이 열렸다. 영결식엔 고창섭 총장과 학생, 졸업생 등 100여명이 고인의 뜻을 기렸다.
22일 충북대 대학본부 대강의실에서 열린 ‘충북대 장학 할머니’ 신언임 여사의 영결식에서 고창섭 총장이 영결사를 하고 있다. 충북대 제공
고 총장은 영결사에서 “100명 이상의 학생이 그 이자 수입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여사님을 어머니라 부르며 모시고 있다”며 “신언임 장학금은 앞으로도 계속돼 더 많은 아들과 딸들이 뒤를 이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께서 떠나고 없는 한없이 큰 빈자리 여기에 모은 우리는 그 빈자리를 슬픔과 허전함이 아니라 여사님께서 주신 따뜻한 마음과 용기로 채워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장학생들은 장례식장을 지키며 상주를 자처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이민섭 학생은 장학생을 대표해 “나누는 행복을 알고 그 뜻을 펴는 데 한 점 망설임 없던 여사의 모습을 마음에 새기겠다. 평안을 누리길 바란다”며 눈물의 이별을 고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고인은 충북대 내 교육독지가 선영에 안장됐다.

신 여사는 일제 강점기인 1932년 빈농의 1남 8녀 중 다섯째 딸로 태어났다. 22살 결혼했으나 젊은 나이에 혼자 되면서 억척같이 장사로 돈을 모았다. 그는 시장 상인들 사이에 ‘구두쇠 억척 할머니’라고 불리기도 했다.
고 신언임 여사와 충북대 학생들. 충북대 제공
충북대와의 인연은 1993년이다. 당시 신 여사는 3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이어 2011년 10억3000만원, 2018년 8억원을 충북대에 맡겼다. 총 51억3000만원을 기부했다.

대학 측은 ‘신언임 장학금’ ‘신언임 충효 장학금’ ‘신언임로스쿨장학금’ 등 연간 10명에게 5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한다. 2015년엔 평생교육원 강당을 ‘신언임홀’로 이름 짓기도 했다. 장학생들은 신 여사와 여행을 함께 가기도 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가정형편으로 배우지 못한 향학열과 내 자식을 두지 못한 아쉬움 등으로 충북대 학생 모두를 아들과 딸로 여기며 전 재산을 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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