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체감온도 영하 20도… 전국이 냉동고

북쪽의 찬 대륙고기압 확장 속
23일 서울 영하 14도까지 ‘뚝’
충청·전라 대설위기 ‘주의’ 상향
주말부터 맑아지고 기온 오를 듯

올겨울 ‘최강 한파’가 몰아닥치며 23∼24일 추위의 정점을 찍겠다. 특히 한파와 함께 강한 바람, 눈까지 이어지면서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안팎까지 떨어지겠다. 이번 추위는 주말에 접어들면서 차츰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2일 수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주는 북쪽의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전국적으로 강한 추위가 나타나겠고 강한 바람도 동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움츠린 출근길 수도권과 강원 등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되고 전국 대부분에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따뜻한 옷을 입고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최상수 기자

23일 오전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은 영하 10도 이하, 특히 중부 내륙과 경북 내륙은 영하 15도 이하까지 떨어지겠다. 특히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도에서 영하 4도 사이로, 바람이 거세 체감온도는 이보다 낮겠다. 서울은 아침 기온이 영하 14도, 체감온도는 영하 21도까지 내려가겠다.

다른 주요 도시 예상 최저기온(괄호 안은 체감온도)은 인천 영하 13도(영하 23도), 대전 영하 10도(영하 15도), 광주 영하 7도(영하 11도), 대구 영하 9도(영하 16도), 울산 영하 7도(영하 14도), 부산 영하 7도(영하 15도)다. 낮 최고기온은 영하 9도에서 영상 1도 사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파가 찾아온 이날 출근길 시민들은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모(32)씨는 “날씨가 추워 점심 약속을 다음으로 미뤘다”며 “밖에 나가기 싫어 구내식당을 갔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주 내내 한파가 이어진다는 소식에 이씨는 “사무실 복도만 나가도 한기가 느껴져서 이번 주는 최대한 밖에 나가는 일 없이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해야겠다”고 했다.

지난주와 달리 갑작스럽게 기온이 낮아진 배경에는 기압계 변화가 있다. 한반도를 기준으로 북쪽에 고기압, 남쪽에 저기압이 있어 동서 흐름이 강하던 지난주와 달리 현재는 북서쪽에 대륙고기압이, 북동쪽에 저기압이 자리해 남북 흐름이 강화됐다.

이 때문에 낮에도 기온이 영하인 강추위는 24일까지 이어지겠다. 25일 이후로는 한기를 불어넣은 대륙고기압이 이동성 고기압으로 따뜻하게 변질하면서 전국이 맑아지고 기온도 차츰 오르겠다. 다음 주까지 전국적으로 맑은 날씨가 예상된다.

서해상에는 찬 공기가 통과하며 온도 차에 의한 눈구름이 발달하면서 24일까지 충남 서해안과 호남, 제주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23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중산간과 제주 동부 10∼20㎝(최대 30㎝ 이상), 광주·전남 서부·전북 서부 5∼15㎝(전북 서부와 전남 서해안 최대 20㎝ 이상), 충남 서해안과 제주 해안(동부 제외) 3∼10㎝, 전북 동부 3∼8㎝, 세종·충남 중부 내륙·충남 북부 내륙 2∼7㎝, 충남 중부·충남 남부·전남 동부 1∼5㎝, 경기 남서부·대전·충남 남부 내륙·경남 서부 내륙 1㎝ 내외다.

행정안전부는 충청권, 전라권에 대설특보가 발표됨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긴 시간 많은 눈이 내리는 지역에선 눈에 차량이 고립되는 일이 발생하고 눈 무게에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이 붕괴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

박유빈·이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