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김기현 전철 밟을 땐 치명상… 확실한 차기 주자로 발돋움 ‘갈림길’ [대통령실·한동훈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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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 입문 한 달 만에 중대 기로에 섰다.
대통령실이 한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며 확전은 피했지만,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시각차가 커 갈등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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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비대위장 자진 사퇴 땐 최악의 상황
독자적인 정치인으로서 설 자리 잃게 돼
갈등 봉합 속 입장 고수 땐 존재감 커져
한 위원장은 22일 출근길을 제외하고는 윤 대통령과의 갈등 상황에 관해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전날 대통령실로부터 거취 압박을 받은 데 이어 친윤(친윤석열)계 내에서도 반발 기류가 형성될 조짐을 보이자 확전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을 강제로 끌어내릴 방법이 없고, 한 위원장은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친윤계 의원들의 집단 행동으로 한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것도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 달리 한 위원장은 공천권을 쥐고 있어 의원들이 반기를 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경우와 달리 여권에 한 위원장을 대체할 차기 주자도 마땅치 않다.
갈등 상황을 해소하지 않고 총선을 치르는 것은 여권 전체에 최악의 경우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충돌은 여권 분열로 이어져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국정 동력을 위해, 한 위원장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총선 승리가 필요한 만큼 두 사람 모두 파국은 원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갈등을 봉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위원장을 물러나게 하려면 친윤계가 똘똘 뭉쳐 당 안팎에서 흔들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의원은 지역 활동에 집중하고 있고, 한 위원장이 공천권을 쥐고 있어 움직이기 힘들다”며 “두 분이 검사 재직시절부터 최근까지 인연이 있는 만큼 파국은 피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다만 갈등 수습 과정에서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입장을 관철할 수 있을지에 한 위원장의 향후 입지가 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이 입장 고수에 성공할 경우 윤 대통령과의 조율 속에 ‘수직적 당정관계’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여권의 실력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 공작’이라는 대통령실 입장에 맞춰 선회할 경우 윤 대통령에게 종속됐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갈등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기는 순간 여당의 총선 승리는 물 건너간다”며 “갈등을 봉합하는 방법은 윤 대통령의 사과 표명과 같이 한 위원장이 이기는 것으로 결론 나는 것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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