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홈' 괴짜 바우어 경솔 발언 사과 "日 국민에게 고통 줄 생각 전혀 없었다"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트레버 바우어(33)가 최근 논란에 대해 일본 팬들에게 사과했다.
바우어는 21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내 발언이 일본 국민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에게 고통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를 일으킨 미국 해군 장교 리지 알코니스가 지난 12일 석방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바우어는 그의 SNS에 'Welcome Home Ridge!'라는 댓글을 달았다.
알코니스는 지난 2021년 5월 주일미군 소속으로 후지산을 찾았다가 2명이 사망하는 교통사고를 냈다. 이후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으나 급성 고산병을 이유로 판결의 부당성을 제기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외교 문제로 번졌다. 결국 알코니스는 형량을 채우지 않고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일본 국민으로서는 분노가 치밀 일이다. 가뜩이나 이른 가석방 소식도 탐탁치 않은데, 바우어마저 눈치 없는 댓글을 달아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일본의 격양된 반응이 계속되자 바우어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이 상처받은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일어난 사고는 끔찍한 비극이었다. 제 마음은 일본인 유가족과 함께다. 그들은 무고한 희생자다"라고 말문을 연 뒤 "리지의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밝게 지내게 해줬으면 하는 부탁을 받았다. 그들은 LA 다저스 팬이었고, 그때 영상을 보냈다. 나는 단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환영한다는 댓글을 달았던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건에 대한 보도는 미국과 일본이 크게 다른 것 같다"면서도 "내 코멘트가 무신경하게 비친 것을 이해한다. 일본 국민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에게 고통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깊이 사과드린다. 나는 일본에서 멋진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과 이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바우어는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2015년 31경기(30선발) 11승 12패 평균자책점 4.55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6년 12승(8패), 2017년 무려 17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단축시즌으로 열렸던 2020년 11경기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사이영상'을 품에 안으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후 LA 다저스와 3년 1억 200만 달러(약 1342억원)의 잭팟 계약을 맺으며 최고 투수 반열에 오르는 듯 했지만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바로 바우어가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혐의만으로도 징계를 내릴 수 있었기에 바우어에게 324경기 출장 징계가 내려졌다.
바우어는 즉시 항소했고, 194경기 출장 정지 징계로 줄이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다저스가 바우어의 손을 놨다. 방출한 것이다. 결국 메이저리그 다른 구단과도 계약하지 못한 바우어는 일본으로 향했고,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입단했다.
2023시즌 17경기에 등판해 8승 5패 평균자책점 3.01의 성적을 남겼다. 요코하마는 재계약을 원했지만 바우어는 아직 메이저리그 복귀를 원했다. 복수 구단과도 접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긴 했다. 현재까지 빅리그 복귀는 물음표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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