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마켓 창립 주역 17년 만에 귀환…박광수 감독 “백지서 다시 시작”

김미주 기자 2024. 1. 2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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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박광수 이사장 추대

- 2006년 AFM운영위원장 역임
- 마켓 전신 ‘PPP’ 경험한 전문가
- 영상위서 로케이션 체계 확립
- 영화·영상도시 부산 기반 일궈

- 朴후보 “주변서 압박 아닌 압박
- 시스템 파악 후 방향 모색할 것”
- 영화계 “조직혁신 적임자” 기대

부산국제영화제(BIFF) 차기 이사장 후보로 단독 추대된 박광수 감독은 부산 영화·영상 생태계 기반을 다진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해 BIFF 수장 공백 사태가 지속됐을 때부터 꾸준히 차기 이사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영화계의 전반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 그가 차기 이사장에 최종 선출되면, BIFF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2006~2007)을 역임한 지 17년 만에 다시 BIFF로 돌아오게 된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007년 9월 4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개최한 제12회 영화제 개최 기자회견 장면. 당시 아시아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이던 박광수(오른쪽)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박 감독이 BIFF 차기 이사장에 최종 선출되면, 그는 17년 만에 BIFF로 돌아와 다시 영화제 미래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국제신문 DB


BIFF 임원추천위원회는 22일 차기 이사장 후보로 박 감독을 만장일치로 단독 추대하고 “한국영화 뉴웨이브를 이끈 영화감독이자 BIFF의 기반을 실질적으로 만든 창립 주역이다. 특히 현재 아시아프로젝트마켓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의 전신인 부산프로모션플랜(PPP)과 아시아필름마켓을 발족시킨 한국·아시아영화 산업화 선구자이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임추위는 “국제영화제와 국내외 네트워크에 대한 식견을 고루 갖춘 분으로, 영화인들의 신망이 두텁다. 임추위에 속한 서울 부산 영화인 모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BIFF 마켓’의 창립 주역으로 자주 거론된 인물이다. 그는 1996년부터 BIFF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는 동안 현재 BIFF 필름 마켓의 효시라 할 수 있는 PPP 현장을 경험했다. 이후 아시아필름마켓(AFM)으로 공식 운영된 2006년부터 2년간 마켓 운영위원장으로 일했다. BIFF 측은 “마켓이 따로 없던 1998년께는 제작자 감독 등이 영화 제작을 놓고 미팅하던 프로세스가 전부였다. 이들이 영화제를 계기로 한곳에 모여 이야기하던 것이 커진 게 마켓의 시작이다”고 설명했다.

그사이 그는 1999년부터는 부산영상위원회 초대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이때 로케이션(야외 촬영) 지원 체계를 확립하고, 필름커미션 국제회의를 여는 등 영상위의 기틀을 다졌다. 영화·영상도시 부산의 초기 생태계 기반을 일군 셈이다.

이날 박 후보자는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차기 이사장 단독 후보로 추대된 것에 대해 “주변 영화 관계자들이 ‘(이사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라’며 압박 아닌 압박을 줬다”고 웃으면서도 “BIFF의 초기 내부 플랜을 짰던 조직원으로서 영화제의 위기를 실감하고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질적인 집행위원장 역할을 했던 BIFF 부위원장 근무 당시 마흔 살이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바뀐 게 많아 파악부터 먼저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지난해 축제 현장. 국제신문 DB


아직 총회 승인 등 행정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사장으로서 활동 계획을 묻자 “팬데믹과 OTT 성장 등으로 한국영화를 포함해 국내외 영화제에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BIFF) 내부 조사를 통해 진행 사항과 전반적인 시스템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이어 “파악이 완료되면 상황에 맞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말 그대로 백지상태에서 전면 재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계는 “금의환향”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한 영화인은 “(후보자가 영화제) 현장을 떠난 지 오래돼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BIFF 개혁과 어울리는 적임자란 생각이 든다. 영상위와 마켓 등의 기반을 다진 이력이 있는 만큼 조직 개선과 장기 비전 마련에 큰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며 기대했다. 박 후보자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BIFF 이사장으로 공식 선출된다. 집행위원장·마켓위원장·이사·감사 공모(BIFF 홈페이지 참고)도 23일 시작해 다음 달 13일까지 이뤄진다. BIFF는 임추위의 심사 과정 등을 거친 뒤 3월 중 열릴 임시총회에서 모든 임원의 선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들의 임기는 모두 4년이고, 연임은 1회 가능하다.

BIFF는 지난해 운영위원장 도입과 집행위원장 사퇴로 큰 내홍을 겪었다. 이사장·집행위원장·운영위원장·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 등이 모두 사퇴한 채 제28회 BIFF(지난해 10월 4~13일)를 치렀다. 조직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안팎의 지적에 따라 BIFF 혁신위원회가 꾸려졌고, 이들의 추천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난 연말부터 차기 이사장 후보를 물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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