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을까?[권영철의 Why뉴스]

CBS노컷뉴스 권영철 대기자 2024. 1. 2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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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에게 알아서 밥 챙겨 먹고, 뛰어 다니고, 공부하는 걸 바란 정치권
민주당은 출범 시키는데 관심, 국민의힘은 끝까지 물고 늘어짐
정치권은 잘드는 칼, 유능한 사정기관의 출범을 바라지 않는다
통솔력 있는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유능한 검사 충원해야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출연 : 권영철 대기자

◇정다운> 출범 3년이 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어느덧 초대 처장이 3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지만 여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공수처는 왜 '실패'라는 말까지 듣게 됐을까요. 권영철 대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초대 공수처장이죠 김진욱 처장이 최근 퇴임했는데, 후임이 아직 안정해진 거죠?

◆권영철> 그렇습니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0일 6차 회의를 열었으나 대통령에게 추천할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1명은 판사출신의 오동운 변호사로 낙점했고요, 나머지 1명을 두고 여러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여당 추천위원들은 판사 출신인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지하고 있으나 추천위원 7명 중 5명의 찬성표를 받지 못했습니다. 공수처법에는 추천위원 2/3 찬성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5명의 표를 받지 못한 겁니다.

추천위원은 법무부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당연직이고, 여당 추천 2명, 야당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됩니다. 이 중 야당 쪽 2명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반대하면서 김태규 후보가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정다운> 법원행정처장이 얼마 전 교체됐는데, 공수처장 후보 선정에도 영향이 있을까요?

◆권영철> 법원행정처장의 역할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공수처장 후보 선정 때문 만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 후 첫 인사로 법원행정처장을 교체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흐름에 맞추기 위한 게 아니냐는 그런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음 회의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걸로 알려졌는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지켜볼 일입니다.

추천위가 최종 후보 2명을 확정하더라도 인사검증과 대통령 지명,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공수처장 공백은 당분간 불가피할 걸로 보입니다. 문제는 공수처 2인자인 여운국 공수처 차장도 28일 임기가 끝납니다.

2019년 공수처법이 처음 만들어질 때는 추천위원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후보 2인을 추천할 수 있었습니다. 야당 추천 위원 2명이 모두 반대하면 임명할 수 없도록 하는 비토권을 부여해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2020년 야당 위원의 반대로 후보추천이 이뤄지지 못하자, 민주당은 처장 후보 추천 요건을 6명 이상에서 2/3 이상(5명)으로 완화하는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습니다.

◇정다운> 공수처가 출범한 지 3년이 넘었지만 평가는 아주 박합니다. '실패했다.' '폐지해야 된다'는 등의 말까지 나옵니다.

◆권영철> 그렇습니다. 공수처 출범 당시 핵심역할을 했던 관계자들에게 물어봤는데, '실패'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 않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거나, "처장이 중요한데 그 정도일줄 몰랐다"는 등의 평가를 했습니다.

법조계의 공통적인 평가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다운> 어떤 점에서 공수처가 실패했다고 하나요?

◆권영철>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리더, 공수처장을 잘못 뽑았다는 겁니다. 공수처 출범에 직간접적으로 관계한 전 정부 고위관계자를 비롯해, 여당 의원 정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가장 첫 번째로 꼽는 이유가 처장을 잘못 선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공수처장 인선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면서, "수사경험이 있고 없는 건 중요한 게 아닌데 통솔력이 없고 법조계 신망이 두텁지 않은 분을 선택한 게 잘못의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실명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추천과 관련됐던 분들도 리더의 문제점을 꼽았습니다. 심지어 공수처 내부에서도 "처장이 수사에 대한 경험뿐 아니라 조직을 운영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정다운> 3년 전에 대한변협에서 추천한 후보를 임명한 것 아니었나요?

◆권영철> 그렇죠, 당시 추천위원회에서 야당추천위원이 결사반대를 하니까 정당추천이 아닌 변협추천 후보 중에서 판사출신인 김진욱 후보와 검사출신인 이건리 후보 2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검사출신은 안 된다는 게 기본 생각이었으니까 김진욱 후보를 낙점했습니다.

◇정다운> 당시 대한변협에서는 왜 추천했을까요?

◆권영철> 제가 확인해보니 "김진욱 공수처장이 판사 출신이라서 검찰과 인연 없고, 또 정치권과 인연이 없는 사람이라 검찰의 수사방식과는 다른 그런 수사를 할 걸로 생각했다"는 겁니다.

당시 상황을 잘아는 한 중견법조인은 "김진욱 공수처장은 민주당과 같은 진보계열 성향이 아니고, 보수 계통의 판사 출신에다, 김앤장에서 근무했고, 성격이나 모든 면에서 봤을 때 전형적인 보수 주의자였다"면서 당시에 여당인 민주당에서 인물을 추천하지 못해서 변협이 낸 후보가 된 것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적 성향을 중시했다는 얘깁니다. 당시 야당이 반대했던 이유는 국회의원들이 수사대상에 포함되면서 야당을 탄압할 새로운 사정기관 출범이 아니냐는 그런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이니까요.

◇정다운> 두 번째 이유는 뭔가요?

◆권영철> 공수처 지휘부의 문제와 마찬가지입니다만, 공수처 검사를 뽑을 때 수사 경험 뿐만 아니라 법률가로서 기본적 소양이 있는 사람들을 뽑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겁니다.

공수처 출범 3년간 3명을 기소했지만 2명은 1심 내지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1명은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또 5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5번 모두 기각되는 5전5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남겼습니다.

마찬가지로 공수처 검사 선발에 문제가 있었다는 데에도 대부분 동의했습니다. 공수처 출범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검찰은 아예 그 견제를 하고, 또 퇴직한 우수한 인력은 공수처의 불안정성 때문에 지원을 하지 않고, 경찰은 눈치를 보는 이런 관계 속에서 공수처가 수사력을 제대로 못 갖춘 거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공수처 1기 검사가 13명이었지 않습니까? 김진욱 공수처장이 공수처 검사 13명을 '최후의 만찬'에 비유하면서 "13명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지만 결과는 3년이 되기 전에 11명이 사직해버렸습니다.

◇정다운> 세 번째 이유는요?

◆권영철> 공수처가 초반에 국민적 신뢰를 잃었던 게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정치인과 언론인 등의 통신자료를 무더기로 조회해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당시 법조출입하던 정다운 앵커도 통신조회 대상이었나요?

◇정다운> 대기자께서도 조회됐나요?

◆권영철> 저도 두 차례 조회를 했더라고요. 공수처 1회, 서울중앙지검 1회.

여기에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소환하면서 처장 관용차를 제공해 이른바 '황제 소환'이라는 비난을 받은 것도 국민적 신뢰를 상실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검찰에서는 이런 수사관습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공수처는 다를 걸로 기대했는데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다운> 공수처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가장 핵심은 뭘까요?

◆권영철> 사람의 문제, 제도의 문제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핵심은요, 정치권이 잘 드는 칼, 유능한 수사능력을 지난 공수처를 원하지 않았던 것 아닌가? 하는 겁니다.

저는 이를 '이석수 효과'라고 부릅니다만.

◇정다운> '이석수 효과'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말인가요?

◆권영철> 그렇습니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공안검사 출신이고,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과 가까운 각별한 사이였습니다. 우 전 수석이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특별감찰관에 임명된 뒤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을 사기혐의로 고발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찰했으며, 국정농단 사건의 단초가 된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안종범 수석을 내사하기도 했습니다.

특별감찰관은 사실 수사권도 없고, 압수수색을 할 권한도 없습니다. 감찰대상도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과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 이상의 공무원으로 한정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현직 대통령의 탄핵을 불러온 사건의 실마리를 찾았던 겁니다.

'이석수 효과' 때문에 정치권이 사정기관에 대한 견제를 거세게 하는 겁니다.

전직 장관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검찰도 있는데 또 공수처까지 오고, 국회의원들은 공수처가 제대로 작동을 할 경우에 어떻게 될 건가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라면서, "국회의원들 수사하는 특별수사기관이 하나 더 생긴 것에 대해서 국회의원들이 뭐 좋아하겠어요? 싫어하지"

공수처 출범에 관여했던 한 중견법조인은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자기들이 만든 제도를 이렇게까지 무관심으로 방치하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자기들이 아무리 반대했더라도 국가기관을 만들었는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이 정치권의 행태가, 이 신생아한테 니가 알아서 밥 챙겨먹고, 니가 알아서 뛰어다니고 니가 알아서 공부하고, 이걸 요구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여야 정치권을 비판했습니다.

◇정다운> 공수처를 출범시키는 데만 중점을 뒀다는 건가요?

◆권영철> 분명히 그런 점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고위관계자도 그 점을 인정했습니다. "일단은 출범시키는 게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습니다.

공수처의 규모나 수사영역, 수사범위 이런 건 출범한 뒤에 법 개정을 통해서 보완하면 된다고 봤고, 일단은 출범시키는 게 필요했다는 겁니다.

금태섭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SNS에 공수처 추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했다는 말을 인용했습니다. "민주당이 공수처를 하자고 계속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계속 반대하면 민주당은 개혁적으로 보이고 국민의힘은 수구적으로 보이니까 내년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는 거였습니다.

검찰개혁의 기치를 든 공수처는 처음에는 권력형 부정부패, 대통령의 아들들이나 친인척들과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막자는 취지로 시작이 됐습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개혁의 1호 공약이 됐고, 문재인 정부는 패스트트랙으로 공수처법을 통과시켰던 겁니다.

연합뉴스


◇정다운> 공수처를 바로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권영철> 첫 번째는 일단 공수처장을 제대로 된 사람을 앉혀야 할 겁니다. 지금 여당에서 밀고 있는 걸로 알려진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의 경우 판사 재직 때부터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설치 자체에 반대해 왔습니다.

이런 사람이 공수처장이 되면 공수처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요? 오히려 공수처 조직을 형해화하거나 아니면 검찰의 2중대 또는 별동대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시절 조건부이긴 하지만 공수처 폐지 방침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정다운> 공약은 아니었죠?

◆권영철> 공수처 관련 공약은 '공수처 개혁' 이었습니다. 개혁 내용은 "고위공직자 부패사건 수사에 대한 공수처의 우월적 독점적 지위를 규정하고 있는 독소조항을 폐지한다. 검찰과 경찰도 공수처와 함께 고위공직자 부패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계속 정치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야당 의원 거의 전원에 대한 통신사찰을 감행한다든지 하게 되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뿐만 아니라 공수처 제도에 대한 국민의 근본적인 회의를 바탕으로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건부 폐지를 언급했던 겁니다.

◇정다운> 두 번째는요?

◆권영철> 두 번째는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의 신분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겁니다.

공수처에 가고 싶어 했다는 한 중견 변호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공수처 처음 만들어질 때 검사 출신들 중에서도 공수처 가려고 하는 법조인들이 많았다."면서 "왜냐하면 공수처에서는 특수 수사만 하고, 기획 수사만 할 수 있고, 초반에 업무 강도도 높지 않을 거고, 지방 가는 일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수사능력이 반드시 검사출신이어야만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얘기도 들었는데요, "공수처 검사로 가려면 솔직히 월급을 많이 주든지, 아니면 신분이 안정적이든지, 아니면 진짜 보람 있는 자리여야 되지 않겠나?"

인재를 영입하려면 일하는 사람들이 신분이 안정적이거나 급여가 많거나, 정말 내 인생에서 참 보람된 일을 하는구나 하는 믿음을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겁니다.

공수처 검사는 3년마다 재임용을 받아야 하고, 3번 연장이 가능하니까 최장 12년을 근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는 검사의 7년마다 적격심사를 받습니다.

◇정다운> 처음에는 공수처 검사 50명, 수사관 70명으로 하는 안이었지만 법무부에서 이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는데 사실인가요?

◆권영철> 상당부분 사실입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법무, 검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공수처 조직은 '검사 50명, 수사관 70명'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검사들로 구성된 법무부 TF를 거치면서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신분 보장 조처도 대폭 후퇴했습니다.

당시 법무부 고위관계자에게 확인해보니 "공수처 규모를 축소한데 대해서는 비판 가능하다"면서 "당시에 그렇게 줄이고 싶은 건 아니었지만 국회에서 통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타협안을 만들어 놓은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개혁위 권고안대로 밀고 나갔더라면 청와대가 원하던 그런 규모의 공수처가 출범했을까? 아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공수처법도 사실 정상적으로 통과된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당시 민주당의 한 의원도 "초기 안대로 공수처 검사 50명에 수사관 70명, 이렇게 했다면 반대가 또 엄청나서 국회에서 결국 수정이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정다운> 세 번째 이유는요?

◆권영철> 세 번째는 제도적으로 법률을 개정하고, 보완할 점은 보완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남준 변호사는 국회 토론회에서 "1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 만든 공수처 법안에는 검찰과 경찰 공수처라는 3개의 기관이 견제와 균형을 통해 이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법률안이 검사들로 구성된 법무부TF를 거치면서 고위공직자의 범위와 관할대상 범죄의 범위를 전체적으로 감축했다"면서, "공수처법을 개정해 공수처의 권한과 규모 인적 구성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검찰 견제를 위해 설립된 공수처인 만큼 검사 범죄는 검찰로 이첩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상기 전 법무장관은 "공수처의 본래 목표는 권력 중에서도 사법 권력이지 정치 권력이 아니다. 검찰과 법원에 대한 특히 검찰에 대한 권력 통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 권력이야 선거를 통해서 바뀔 수도 있는데 사법권력은 바뀔 수가 없다"면서 "공수처는 주 타겟이 법원 검찰이어야 되고 그 목표에 충실할 수 있도록 법안이나 제도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수처 검사로 재직했던 예상균 변호사는 공수처가 평소에는 다른 수사기관 견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중요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특검으로 활동하는 '상설 특검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예 변호사는 상설 특검화를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로 공수처의 정보기능 부재를 꼽았다.

예 변호사는 "공수처는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손과 발이 부족하고 심지어 능력마저 없다고 비판받고 있다"면서, "공수처는 해야 할 사건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다른 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중견 법조인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1988년 출범한 헌법재판소가 처음에는 대법원의 견제와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결국은 위헌 소송을 판결함으로써 이제는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기관이 됐다는 겁니다.

공수처가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민감한 여러 사건들을 할 게 아니라 될 만한 그리고 해야할만한 사건 한두 개만 집중해서 성과를 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라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2기 출범을 앞둔 공수처가 새겨들어야 할 말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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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영철 대기자 bamboo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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