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80일 앞두고 尹vs韓 정면충돌…당내서도 엇갈린 평가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정치부 김명지 기자
[앵커]
총선을 80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면 충돌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고, 윤 대통령은 예정된 일정까지 취소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는데요.
양측의 갈등이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돼 어느 단계에 이르렀는지, 나아가 이를 둘러싼 당내 평가는 어떤지, 정치부 김명지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갈등 사실이 어제부터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
한 위원장은 어제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등 여권 주류세력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위원장은 오늘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이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라면서 직접 사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제가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여러 가지 시각이 있겠지만 당은 당의 일을 하는 거고 정은 정의 일을 하는 것이 국민 위한 정치 형태입니다.
[기자]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오늘 오전 예정돼 있던 민생토론회 공개 일정에 불참했습니다.
토론회 30분 전에 알려진 갑작스러운 불참 소식을 두고 그 배경에 한 위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양측의 정면충돌 여파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양측이 갈등하는 문제의 핵심은 뭔가요?
[기자]
크게 두 가집니다.
우선 한 위원장이 최근 자신이 선임한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 을 출마 사실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이른바 '사천', 다시 말해 사적인 공천을 했다는 지적에 따라 대통령실이 우려를 표했다는 건데요.
사실 그보다 근본적으론,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둘러싼 한 위원장의 대응 방식이 문제가 됐다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한 위원장은 당초 이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과 유사하게 정치 공작이란 입장을 취했는데, 최근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란 입장으로 방향을 수정한 것이 충돌의 발단이란 겁니다.
[앵커]
당내 의원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우선 친윤계인 이용 의원이 어제 여당 현역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기사를 올리면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에 사과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는데요.
그 뒤로 최춘식, 정경희 의원도 이에 동조하며 사과에 반대하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다른 친윤계 중진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이 문제가 대통령이 양보할 수 있는 문제냐며 여당은 대통령의 뜻대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면 당 중진인 하태경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를 이간질해선 안 된다고 밝혔고, 태영호 의원 역시 한동훈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면서 이에 반박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친윤계 의원들의 입장은 비교적 뚜렷하네요.
친윤 핵심으로 불리는 이철규 의원은 한 위원장이 공개 거론한 사퇴 요구 사실 자체를 부인하기도 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당 공천관리위원이기도 한 이 의원은 당무 개입 논란은 물론 이미 한 위원장이 거론한 대통령실 측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그런 건 없다"면서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같은 갈등의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소위 '몰카' 공작이라고 일축하며 엄호에 나섰습니다.
길을 가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왜 집에 안 있고 나와서 교통사고를 당했냐고 책임을 물으면 동의할 거냐며 자신이 알기론 해당 명품 가방이 절차를 거쳐 국고에 귀속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현역 의원들의 소속 지역구 별로도 입장 차이가 있을까요?
[기자]
네. 특히 영남권과 비영남권 사이엔 미묘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위원장표 '공천 물갈이'에 대한 우려가 큰 영남 지역에서는 비교적 대통령실 측에 입장이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남 창원 의창구를 지역구로 둔 5선의 김영선 의원이 오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위원장이 개인 이탈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김 의원은 또, 이번 총선이 윤 대통령의 중간평가이고 윤석열정부의 국정 기조에 맞춰 시스템공천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물갈이 우려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반면 한 위원장 체제가 무너지면 어떻게 총선을 치르겠냐는 현실론은 비영남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는데요.
당내 한 충청권 소속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이같은 갈등이 당이 아니라 용산 대통령실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버린다면 총선 전망은 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아직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 뚜렷한 승패가 보이지 않는 만큼, 의원들은 전반적으로 이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같은 갑론을박에도 한동훈 위원장은 우선 버티기에 들어간 걸로 보입니다.
[기자]
네. 한 위원장은 오늘 오전 일정에서의 발언 이후 공개 활동을 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봉합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부 김명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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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명지 기자 div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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