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몰래 사위에 2억 줬는데…‘이혼소송’에 차용증 안쓴 장인 ‘날벼락’

[사진출처=연합뉴스]

딸 가정을 지켜주기 위해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사위에게 차용증 없이 몰래 2억원을 빌려준 장인이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딸이 이혼소송을 진행한다며 친정에 오자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할까봐 걱정돼서다.

22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중소기업을 다니다 정년퇴직한 남성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A씨는 “2년 전 건설업을 하는 사위가 ‘경기가 좋지 않아 전세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다 썼다’면서 ‘아내(A씨 딸)가 알게 되면 가정이 파탄날 수 있으니 염치없지만 3억원을 빌려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딸을 위해 노후자금으로 모아둔 2억원을 빌려줬다. 사위가 성실한데다 건설경기도 곧 회복될 것으로 여겨 차용증은 별도로 작성하지 않았다.

2년 뒤 딸이 손녀들과 함께 친정에 와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에 A씨는 놀랐다. 사위에게 빌려준 돈이 떠올라서다. 그는 “사위가 딸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해서 말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A씨는 “딸이 이혼하면 사위한테 빌려준 돈은 어떻게 되는 거냐”면서 “돈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서정민 변호사는 이에 “전세 계약자가 사위이고 전세 계약이 끝나는 상황인 경우에는 전세금을 사위가 반환받게 될 것”이라며 “전세금에 대한 채권가압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여금 반환청구소송을 진행하면 돈을 빌려준 사실과 변제기가 도래해 대여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사위가 증여해준 돈이라고 주장할 경우에는 차용증 등 증여라고 볼 수 없는 사정이 있어야 대여금으로 인정된다.

차용증이 없다면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서 변호사는 “계좌이체 등 송금 기록이 있으면 일단 돈을 줬다는 증명은 할 수 있다”며 “매월 이자 또는 원금 상환으로 일부 돈이 사위로부터 들어온 내역도 대여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역이 없더라도 녹취자료가 있다면 인정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A씨가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불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세자금은 부부 공동재산에 해당하고 장인이 준 돈은 딸이 부부공동재산 형성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딸이 사위보다 좀 더 많은 재산분할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