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에 ‘꽈당’…어르신 생명 위협, '낙상'의 모든 것

정자연 기자 2024. 1. 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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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삼 안양일층정형외과 대표원장. 윤원규기자

 

새해에 적응하고 있는 1월 중순, 전국에 한파가 몰아쳤다. 함께 찾아온 폭설과 강풍은 차량 운전 시에도 위협적이지만 보행자에게는 더욱 위험하다. 얼음 길에서 넘어지기만 해도 뼈가 부러질 수 있고, 노인의 경우 낙상으로 골반이나 대퇴골 골절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한 사망률도 높다. 권영삼 안양일층정형외과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낙상 사고의 유의점과 예방법 등을 알아봤다.

■ 겨울철 낙상, 노년층 고관절 골절에 심각한 영향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 낙상에 따른 입원환자가 51.7%로 다른 계절보다 10.4%포인트 이상 높았다. 특히 여성이 50세 이후 대체로 폐경기를 겪으면서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인한 골밀도 감소로 낙상에 의한 부상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특히 고령의 노인은 겨울철 낙상사고가 더욱 위험하다.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령대별 낙상 환자수를 보면 전체 낙상 환자 중의 58%가 60대 이상에서 발생했다.

고령에서는 기존의 기저질환에 의해 하지 근력이나 균형 감각의 저하, 시력 저하 등의 낙상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더해 골다공증으로 뼈의 골질이 약해지고 골량이 감소한 경우가 많아 낙상으로 외력을 받으면 다른 연령대보다 뼈가 더 쉽게, 조각조각 부러질 수 있다.

유의해야 할 점은 낙상은 노년층의 고관절 골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권영삼 대표원장이 대한고관절학회지 제21권 제1호에 발표한 ‘고관절 골절 환자의 삶의 질과 사망률’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은 주로 65세 이상의 노년층에서 실족과 같은 낙상에 의해 발생한다. 수상 후 보행 장애 등 삶의 질을 낮췄고 1년 내 사망률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어지러움, 메스꺼움…외상 없어도 환자 상태 면밀히 살펴봐야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넘어지면서 외력을 받는 부위에 따라 다양하다. 특히 손목 부위 골절(원위 요골 골절), 척추 압박 골절, 고관절 부위 골절 (대퇴골 전자간 및 경부 골절) 등이 손상된다.

낙상 후 외관상으로 특이사항이 없어 보여도 환자의 상태를 잘 살펴봐야 한다.

두부에 손상이 있거나 두통이나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역, 구토가 있을 경우에는 두개골 내 출혈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빠른 진료가 가능한 병원에 내원해 검사 및 알맞은 치료를 꼭 받도록 한다. 안면부에 손상이 있거나 통증과 부종이 심하고, 안구 주위에 복시 등의 안과적 증상이 있을 때에도 즉시 병원을 찾아 면밀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사지부위의 부종과 통증이 있는 경우도 골절이 있을 수 있는데 방치해 치료가 늦어질 경우 추가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후에 치료를 받더라도 불유합, 부정유합 등 합병증의 정도와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게 좋다.

권영삼 대표원장은 “낙상 등으로 인해 고관절 부위의 관절 운동 제한 및 동통, 부종이 있을 경우에는 고관절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며 “이는 정형외과적 응급 상황으로, 방치할 경우 특히 고령에서 전신상태 악화로의 진행이 빨라 가까운 병원에서 꼭 엑스레이 검사를 포함한 진료를 받아 볼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 균형감각 유지, 골다공증 검사 등 통해 ‘미리’ 관리하고 주의해야

낙상사고를 예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주의’다. 얼음이나 눈이 쌓여있어 미끄러운 길이나 경사가 심한 비탈길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노년층은 혼자 외출하는 것은 삼가도록 하고 혼자 외출 시 보폭을 작게 하고 지팡이를 사용해 천천히 조심해서 보행하도록 한다.

평상시 적절한 운동으로 보행에 관련된 근력과 균형감각을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앉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 일정 시간 다리를 들고 유지하는 동작 등을 통해 대퇴사두근의 근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한발 서기 등의 운동을 통해 균형 감각을 기를 수 있다.

권영삼 대표원장은 “미리 골다공증 검사를 통해 뼈의 건강 정도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관리를 지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최근에는 한번의 주사로 3개월, 6개월 혹은 1년간 골다공증을 조절 할 수 있는 약제가 나와 노년층에서 약 복용을 정기적으로 챙겨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저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평소 복용 중인 약에 어지럽거나 졸림,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약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일상 생활 시 해당 약제들이 부작용을 일으킨다면 용량 조절 혹은 대체 약 복용 등을 위해 담당 의사와 상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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