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경고에도 불붙은 단기종신보험 경쟁

주요상품 시책 강화에 위기감

그래픽 연합뉴스.

생명보험사들이 연초부터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최대 135%로 끌어올리며 과열 경쟁하고 있다. 감독당국이 불완전판매 우려 등으로 제동에 나섰지만, 보장성보험 판매를 위한 업계 간 눈치싸움은 지속할 전망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주 중 교보생명과 신한라이프가 판매 중인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에 대해 불완전판매 가능성 등 문제가 없는지 현장 점검에 나섰다. 대형 생보사 3곳 중 단기납 종신 상품의 환급률이 높았던 교보생명(131.1%)과 함께 최근 135%까지 환급률을 높인 신한라이프를 대상으로 했다.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환급률을 130%대로 올렸던 만큼 다른 생보사들에 대해선 서면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10년 시점에 환급률을 앞다퉈 올린 데 따른 불완전판매 가능성이나 건전성 문제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7월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과열을 보이자 해당 상품의 5·7년 시점 환급률을 100%를 넘지 않도록 지도한 바 있다. 이후 생보사들은 해당 규제를 우회하며 환급 시점을 10년으로 조정, 이 시점까지 유지 시 환급액을 더 주는 방안을 내세웠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기존 종신보험(20~30년)과 비교해 납입 기간을 대폭 줄인 상품이다. 이 상품은 5년 만기 또는 7년 만기 이후에도 10년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납입한 보험료보다 20~35% 해지환급금을 더 돌려준다. 기존 종신보험 상품이 만기 전에 보험을 해지하면 원금의 100% 미만을 돌려줬던 것과 달리, 이 상품은 10년 차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원금보다 많은 환급액에 이자소득세 면제 등 비과세 혜택까지 제공한다.

업계에선 이번 판매 경쟁은 푸본생명과 하나생명이 지핀 불에 대형사인 한화생명이 가세하면서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10년 시점 환급률을 130%로 제시했다. 이후 하나생명도 지난해 말 5년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환급률을 130.8%로 높였다. 하나생명은 이를 통해 GA업계에서 유의미한 판매 실적을 냈다.

여기에 대형 보험사인 한화생명이 연초 5년납 종신보험 상품의 환급률을 130.5%로 확대한 이후로 동참하는 생보사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지난해 생보업계에서 해당 상품의 환급률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지만, 올해는 131%대로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지난해 바뀐 회계기준에서 유리한 보장성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면서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을 띄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GA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업계 내 판매 경쟁을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각 보험사의 설계사 리쿠르팅 전략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 등 자회사형 GA 3곳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은 대형 GA사인 피플라이프를 품는 등 GA업계 내 매출을 끌어올릴 방안을 앞세우고 있다. GA 내에선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판매 실적을 따돌리는 성과도 보였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