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일시정지 1년… 현장 혼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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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섰는데 뒤에서 경적이 울려서 저도 모르게 그냥 가야 하는 줄 알았어요."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신방화역사거리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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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숙지까지 시간 더 필요
전문가 "계도 집중해야" 지적도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신방화역사거리에서 우회전 일시정지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의 말이다. 뒤이어 적발된 운전자는 "그런 법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화를 냈다. 또 다른 운전자는 "알면서 그냥 안 지켰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가 도입된 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헷갈려 하는 운전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계도·홍보와 함께 교통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가 도입된 지난해 관련 사고 건수는 1만 7061건으로 전년보다 5% (957건) 감소했다. 하지만 우회전 신호 위반 사망자 수는 지난 2022년 104명에서 지난해 119명으로 약 14% 증가했다. 사고 총량은 줄었지만 사망자는 늘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우회전 일시정지 법규에 대해 운전자들이 인지는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확히는 모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AXA손해보험이 조사한 '2023 운전자 교통 안전 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운전자 중 상당수가 '우회전 일시정지 의무화', '회전교차로 통행 방법' 등 도로교통법규 제도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응답자 중 93.1%가 해당 정책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며 '우회전 일시정지 시 통행하려는 차 혹은 보행자가 없을 시 서행 가능하다'는 법규를 알고 있는 비중도 전체의 89.0%에 달했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 5명 중 1명(22.3%)은 법규를 지키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미연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우회전 일시정지 규칙에 대해 운전자가 인지는 하지만 정확히 숙지하지는 못한 상황"이라며 "제도에 대해 모두가 정확하게 인식할 때까지 단속보다 계도·홍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이 복잡해 운전자가 따르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횡단보도 앞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사람을 보행자로 봐야 하는지 등 아직 헷갈리는 상황이 많다"며 "차라리 우회전 전용 신호등을 더 많이 보급하면 사고를 줄이는데 효과가 더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회전 일시정지 사고 다발 지역에 우회전 신호등이나 과속방지를 위한 고원식 횡단보도 설치 등 교통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현재 우회전 교통사고는 보행자가 뜸한 곳에서 운전자는 예전 습관이 남아 있고 보행자는 차가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인식이 달라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지점을 분석해서 고원식 횡단보도, 우회전 신호등 보급, 횡단보도 요철 처리 등 누가 봐도 '일시정지'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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