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잣집 사이 노란 불빛, 지친 이들 위로 [손이천의 '머니&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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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지치고 힘들 때 돌아가면 언제든 문 열고 반겨주는 고향집 같은 편안함을 얻게 하고 싶습니다." 흔히 '달동네 그림'이라고 불리는 풍경을 그리는 정영주 작가(54)는 20대 후반부터 집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반딧불처럼 빛나는 달동네 판자촌 밤 풍경은 작가의 어려웠던 시절 시작됐다.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 때문에 절망감에 빠져 있던 정영주의 눈에 어느 날 화려한 빌딩 숲 사이에 파묻혀 있던 달동네의 허름한 판잣집들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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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해진 자신의 모습 때문에 절망감에 빠져 있던 정영주의 눈에 어느 날 화려한 빌딩 숲 사이에 파묻혀 있던 달동네의 허름한 판잣집들이 들어왔다. 분명히 소중한 기억을 담고 있던 그곳이 소외되고 잊혀지는 존재로 변한 모습을 보며, 그들에게 다시금 생명과 가치를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저에게 집은 사람이고, 저의 모습입니다."
작가는 서로 기대 서있는 수많은 판잣집과 골목에 노랗게 밝은 불빛을 그려 넣었다. 주로 밤을 주제로 하지만 스산하고 어두운 밤이 아니라, 차분하고 따스하며 깊이 있는 색으로 어두움을 밝혔다. 더욱이 한지 위에 채색을 했기에, 한지는 빛을 빨아들이면서 깊고 고요한 색감을 드러낸다.
정영주의 작품에는 안정과 정신적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무엇인가가 있다. 지난해 4월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 100호 크기의 대작 '사라지는 풍경 1205'(2019년)는 1억1000만원에 낙찰되며 박수를 받은 바 있다.
국내 시장에서 정 작가의 작품은 최근 2~3년간 꾸준히 4000만~6000만원대 낙찰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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