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들과 회의한 尹, 한동훈 언급은 안 했다

윤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 주재
정책 주문만 쏟아내, 관망세 유지
김경율 논란 마무리 안되면 갈등 터질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갑진년 새해를 맞아 지난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사천 논란 등을 초래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거취를 놓고 대통령실과 여당이 정면 충돌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22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으나 관련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상시와 같은 분위기로 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정책에 대한 주문을 쏟아내면서, 불거지니 당정 갈등에 대해선 일단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강성 발언을 했던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전략공천 논란 등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간 갈등은 언제든 터질 수 있어 불안한 휴전 모드는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늘봄학교를 주제로 한 민생토론회 개최, 단말기유통법 폐지 전 단말기 가격 인하 강구, 한파 대책 마련 등의 지시를 내렸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이날 출근길에서 '비대위원장 사퇴 거부'를 거듭 공식화하면서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자, 윤 대통령이 이날 예정된 5차 민생토론회 참석을 취소하면서 확전이 우려됐으나 일단 관련 메시지는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회의 분위기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진행됐다"면서 "한 위원장과 관련 된 언급은 없었다. 오늘 회의에 참석자들도 많아 한 위원장 거취에 대해 얘기하기에는 적절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입장 발표 후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 참석을 갑작스럽게 취소한 것을 놓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숙고하는 시간"이라며 확전에 대해선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조용히 관망하는 분위기로 갈등을 봉합해나가야겠다는 기류가 참모진들 사이에선 있다"면서 "당과 대통령실이 모두 타격을 받지 않는 방향을 가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대통령실 내에선 논란을 시발점이 된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한 비대위원장의 구체적인 조치가 없는 한 갈등 봉합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터져나오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격한 표현을 했던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해선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한 비대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에 대한 출마를 언급한 이후 뒷수습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는 적어도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불출마, 험지 출마, 비대위원 사퇴 등을 고리로 양측간 갈등의 골을 좁힐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