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대선후보 전격사퇴 디샌티스, "트럼프 지지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사진) 플로리다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후보를 사퇴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공화당 경선은 최근 아이오와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두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에 희망을 걸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양자 대결 구도로 좁혀졌습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나는 오늘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며 사퇴 결정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는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는 유권자 다수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 싶어한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트럼프는 현직인 조 바이든보다 우수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면서 승자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난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때 '리틀 트럼프'로 불린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유사한 극우 노선을 밟으며 대권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주목받았지요. 한때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며 '트럼프 대항마'로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5월 '위대한 미국의 복귀'를 다짐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지지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고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노선은 비슷하면서도 트럼프 지지층을 흡수하지 못했고, 뚜렷한 메시지와 선거 전략 부재 등이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디샌티스는 지난 15일 공화당 첫 경선을 치르는 아이오와에 막대한 시간과 자원을 쏟아부으며 총력전을 펼쳤으나 트럼프와 29.8%포인트 차로 2위를 기록했고, 별 가망이 없는 뉴햄프셔 경선을 아예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습니다.

디샌티스가 공화당의 두번째 대선 후보 경선이자, 당원이 아닌 일반인도 투표에 참가하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전격 사퇴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간 양자구도가 된 뉴햄프셔 경선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헤일리가 뉴햄프셔에서 트럼프에게 승리하거나 선전할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조기에 거머쥐겠다는 트럼프의 대선 전략에는 적지않은 차질이 예상됩니다.

한편 트럼프 캠프는 이날 성명에서 디샌티스의 지지 선언을 "영광으로 여긴다"면서 "이제 모든 공화당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