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 원인은 ‘역대급’ 따뜻한 지구
[앵커]
지난해 12월, 동장군이 한반도에 닥쳤을 때 인천 앞바다가 꽁꽁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한강 주변 곳곳에는 고드름이 얼었죠.
적지 않은 수도 계량기도 동파됐습니다.
'숨만 쉬어도 코털이 얼어붙는다'는 동장군의 위세...
이달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장군이란 말, 어휘 자체에서 추위가 느껴지죠.
이 단어는 1812년, 러시아를 침공한 나폴레옹의 60만 대군이 한파로 쓰러져 일부만 살아서 돌아갔는데...
이를 두고 영국 언론이 general frost라 칭했고, 일본에서 동장군이라 번역해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표현을 쓰면서 동장군이란 표현이 생겼다는 설이 유력하죠.
우리가 몸으로 느끼는 온도를 '체감온도'라고 하는데요.
바람까지 강해 오늘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뚝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한반도를 덮친 동장군의 원인은...
북극한파...
북극 등 고위도 지역에서 내려오는 찬바람 때문입니다.
매년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 이슬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극지연구소에서 분석한 북극의 지난해 위성 사진입니다.
특히, 북극의 여름에 해당하는 9월에 찍은 사진을 보면 해빙이 줄어든 게 확연히 드러납니다.
1980년대부터 30년 간 평균 면적보다 약 13% 줄었습니다.
[김현철/극지연구소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장 : "(지난해 9월) 평균을 넘어가는 얼음의 변화량이 있었죠. 왜냐하면 작년 같은 경우 얼음이 상당히 많이 녹았던 해로…"]
실제로, 미국 해양관리국이 관측한 지난해 7월부터 9월 북극 지역의 평균 기온은 6.4도로, 관측이 시작된 1900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이렇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따뜻해진 북극이 한반도 등 중위도 지방에 이례적인 추위를 몰고 온다고 학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폴라보텍스'라고 부르는 북극의 찬 바람은 평소 북극 상공을 맴도는 제트 기류에 단단히 갇혀 있습니다.
하지만 햇빛을 반사하던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 수온이 오르면서 고기압이 형성되고, 제트기류가 교란돼 찬 바람이 내려오게 됩니다.
[국종성/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 : "(얼음이 없으니까) 바다로부터 열이 계속 전달이 되는 거죠. 열이 전달되면 대기가 따뜻해지면서 거기에 고기압성 흐름이 만들어지거든요. 온도풍이라고 하는데 고기압성 순환이 생겨요."]
학계에서는 지구 온난화가 지금 같은 추세로 진행된다면, 오는 2030년 대에는 여름철 북극 해빙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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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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