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선거법 위반 1심 벌금 90만원…직위 유지

2024. 1. 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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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피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오 지사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이를 고씨가 오 지사를 위한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오 지사는 이를 수수한 것으로 판단해 오 지사와 고씨에게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해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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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지사 “재판부 합리적 판결…도민 선택 바꿀 수 없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가 22일 오후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오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피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오 지사에게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지만, 벌금 100만원 미만은 직을 유지할 수 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제주도 서울본부장 정모씨에게는 벌금 500만원, 대외협력특보 김모씨에게는 벌금 400만원, 비영리 사단법인 대표 고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경영컨설팅업체 대표 이모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오 지사는 캠프 핵심 관계자였던 정 본부장, 김 특보와 함께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인 2022년 5월 16일 선거사무소에서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력 업무협약식’을 열고 이를 언론에 보도되게 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는 오 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경영컨설팅업체 대표 이씨는 이 협약식을 기획했으며, 사단법인 대표 고씨는 협약식 개최 비용 550만원을 사단법인 자금으로 이씨에게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를 고씨가 오 지사를 위한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오 지사는 이를 수수한 것으로 판단해 오 지사와 고씨에게 각각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해 기소했다.

아울러 오 지사와 정 본부장, 김 특보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 대비한 지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2022년 4월 캠프에 지지선언문 작성자를 지정하고 초안을 만들어 이를 여러 단체를 통해 발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불법 경선 운동을 벌인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약식'은 공약이 잘 추진되는 듯한 모습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로, 당시 선거운동 기간 전이었으므로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불법 경선운동에 대해서도 “지지 선언을 경선사무소에서 주도했고 주체가 없거나 불투명한 점 등을 종합해보면 지지층이 두껍다는 여론을 형성해 경선에 당선될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추진된 경선운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오 지사에 대해서는 협약식 관련 사전 선거운동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그 외 혐의는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 피고인이 해당 협약식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자신의 선거 공약 추진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임을 짐작했음에도 공약 추진 상황에 관해 발언하는 등으로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다른 피고인들과 협약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기로 공모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간담회와 협약식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행사의 실질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협약식 형태를 띤 행사였던 점을 감안하면 위법성 인식이 강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협약식 규모, 여러 후보의 선거 운동 경위, 선거 결과 등에 비춰볼 때 이 협약식 형태의 선거운동이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 지사는 선고 직후 “재판부의 합리적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유죄가 나온 건 행사 당일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한 대처 문제였다. 앞으로 변호인단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의 선택을 바꿀 순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도민 선택을 받은 이상 도민과 함께 제주도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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