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스트리밍 화면 뒤에서 펼쳐지는 콘텐츠 공룡들의 진짜 이야기
콘텐츠 폭식의 시대 어떻게 승자가 될 것인가
스트리밍 이후의 세계
데이드 헤이스·돈 흐미엘레프스키│이정민 옮김│알키│2만5000원│516쪽│2023년 12월 8일 발행
2017년 여름, 넷플릭스를 저격하려는 기업이 등장하면서 넷플릭스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현대 엔터테인먼트 지형을 개편한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당시 월트 디즈니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밥 아이거는 2019년 자사의 주문형 서비스 출시에 대비해 넷플릭스에 임대한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모두 회수할 계획이라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이 소식에 순항 중이던 넷플릭스의 주가는 즉시 타격을 입었고, 월가에선 충격의 여파를 감당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스트리밍 업계에선 놀라기는커녕 이런 반응이었다. “디즈니, 왜 이리 오래 걸린 것이오?”
넷플릭스 내부에선 디즈니의 진출에 대해 어차피 예정돼 있던 일이고, 참전하는 기업이 많을수록 좋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넷플릭스가 손을 놓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디즈니의 발표 이후 넷플릭스는 즉시 ABC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배출한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를 1억5000만달러(약 1950억원)에 스카우트했다. 숀다 라임스는 연작 메디컬 휴먼 드라마인 ‘그레이 아나토미’를 시즌마다 성공시킨 총괄 디렉터다. 그녀는 이직 소식을 알리며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으면서 동시에 내 이야기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활기차고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거점, 혁신을 독보적 문화로 구축한 넷플릭스 같은 곳을 원했다”는 말을 남겼다.
국경을 넘어 세계를 종횡무진한 넷플릭스
2018년 넷플릭스는 수십억달러를 들여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확보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라이선스 연장을 거부하는 바람에 인기 프로그램 중 일부를 포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넷플릭스는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전통적 영화 콘텐츠 등에 국한하지 않고 리얼리티 프로그램, 가족 시트콤 등 다양한 분야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자체 제작한 것이다. 또 넷플릭스는 수단·말레이시아 등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현지 언어 프로그램 제작 지원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넷플릭스는 현지어 더빙과 추천 엔진을 통해 인터넷을 타고 국경을 넘어 세계를 종횡무진했다.
최고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았다. 할리우드가 인기 영화나 TV 프로그램을 넷플릭스에 빌려주지 않겠다고 하면 넷플릭스로서는 엄청난 금액을 주고 최고의 크리에이터들을 영입해 자체 제작하면 그만이었다. 록 스타를 발굴해 경쟁사보다 많은 돈을 주고 데려오는 방식은 넷플릭스가 프로그래머나 임원들을 채용할 때도 활용한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입찰 전쟁에 불을 붙였고, 업계 모두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필요해졌다. 넷플릭스를 향한 기존 사업자들의 분노는 더 커져갔다.
넷플릭스는 기존 가입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한번 더 시동을 건다. 바로 어린이 프로그램 콘텐츠 보강이다. 이용하는 가족 구성원이 많을수록 해지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판단에서다. 넷플릭스는 디즈니의 베테랑 애니메이터로서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등의 캐릭터를 탄생시킨 감독 글렌 킨과 계약을 체결하고 애니메이션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영화 ‘오버 더 문’의 감독을 맡겼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넷플릭스 가입자는 2억 명을 돌파했고, 주가는 600달러(약 78만원)를 웃도는 등 사상 최고치(2021년 기준)를 기록했다.
스트리밍 경쟁 후발 주자들과 업계의 미래
하지만 상황은 예측할 수 없는 상태로 뒤집어지고 있다.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2022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4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하는 등 예산 감축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회를 노리고 역전의 기회를 보는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 시장을 넘보는 유통 공룡 아마존, 아이튠즈 신화를 재현해 보려는 애플까지 콘텐츠 시장의 패권을 쟁취하려는 경쟁자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책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콘텐츠 기업 수장들이 내린 결정들이 뒤엉키며 벌어진 뜻하지 않은 나비효과에 대해 주목한다. 영화 제작사, 케이블 업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에이전시까지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되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광고 없는 스트리밍의 종말이 불러올 미래의 모습까지 조명한다.
병원과 사회를 이어가는 의사가 꿈꾸는 세상
아픈 의사, 다시 가운을 입다
김선민│메디치미디어│2만원│320쪽│1월 5일 발행
첫 여성, 첫 내부 승진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세계보건기구(WHO) 수석 기술관으로 일했던 저자는 의사지만, 동시에 수차례의 수술과 투병을 반복한 환자이기도 했다. 양쪽의 입장을 모두 알기에 의료 영역은 절대 시장에만 맡길 수 없고 사회가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한다. 소수자의 인권과 건강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보자.
9인의 일류 저널리스트
아웃퍼포머의 힘
송의달│W미디어│2만원│335쪽│2023년 12월 1일 발행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SNS)의 힘도 커지고 있다. 100년 넘게 통용되어 온 미디어 법칙이 파괴되고 있는 지금, 한국 언론은 어떻게 생존하고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언론인인 저자가 저널리즘의 본질을 찾기 위해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아홉 명의 세계적인 일류 저널리스트의 ‘열정’과 ‘노력’에 주목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형께 쓰는 편지
강강술래학교
윤우상│도서출판오천│1만5000원│180쪽│2023년 12월 15일 발행
“내 아이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성장의 시간표가 있다. 손을 댈수록 꽃은 약해진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30년 넘게 진료실에서 초등학교 선생님과 학부모 양쪽을 만나면서, 책을 쓰기로 결심하며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한다. 책은 자녀 교육을 좌우하는 두 개의 비밀 코드인 ‘엄마 색안경’과 ‘엄마 냄새’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의 지금 모습을 있는 그대로 봐주라는 저자의 조언을 들어보자.
도둑맞은 오늘을 되찾는 습관
오늘도 딴생각에 빠진 당신에게
홋타 슈고│정지영 옮김│밀리언서재│1만7500원│212쪽│1월 10일 발행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검색하며 정보를 모으지만 무슨 일인지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후회가 더 많이 밀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메이지대 법학부 교수이자 언어학 박사인 저자가 책을 냈다. 최선의 선택을 위한 정보 모으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느라 정작 실행할 시간이 없는 모순에 빠지기 때문이다. 성과와 행복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여다보자.
일과 삶을 돌보는 태도에 대하여
좋은 기분
박정수│북스톤│1만7000원│224쪽│1월 1일 발행
마포구 염리동에 오픈한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선 매일 다른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판매된다. 인생이라는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매개체로 아이스크림을 선택해 팔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포부답게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녹기 전에 주주총회’가 열리는 등 매번 즐거운 이벤트가 생긴다. 즐거운 일을 도모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AI는 어떻게 직업 세계를 결정하는가
더 알고리즘(The Algorithm)
힐크 셸만│해치트 북스│21.03달러│336쪽│1월 2일 발행
뉴욕대 저널리즘 교수이자 월스트리트저널, ‘가디언’ 기고가인 저자가 채용·인사·해고를 결정하는 AI 알고리즘에 대한 책을 냈다. 오늘날 AI는 누구를 고용할지, 심지어 해고해야 할지를 결정하고 판단해 주는 수준에 이르렀다. 내부 고발자들의 독점 정보와 실제 실험 등에 근거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AI의 횡포가 생각보다 인종차별적이며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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