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억 범죄수익…현금다발 쌓아놓고 슈퍼카 굴린 일당 검거

부산지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범죄 일당 검거
부동산·외제차·미술작품 등 구매하며 초호화 생활

자금세탁 총책이 자금인출·관리책으로부터 받은 후 촬영한 현금. 부산지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 550억여원을 세탁해 초호화 생활을 해온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22일 부산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부동산실명법 위반, 금융실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국내 자금세탁 총책 A씨(42)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공범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필리핀으로 도피한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 B씨(35)를 인터폴 적색 수배로 쫓고 있다.

A·B씨 등은 2017년 2월경부터 현재까지 필리핀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국내 조직원과 불법 도박사이트 16개를 운영해왔다. 이들은 2019년 5월 경찰의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당은 하루 6억원에 달하는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을 대포통장 100개로 나눠 국내에서 인출한 뒤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세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83억원에 달하는 돈으로 페라리·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24대를 수입한 후 재판매하거나 공범이 운영하는 타이어 회사를 140억원에 인수하고 타이어를 사는 수법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뿐만 아니라 자금세탁을 위해 부동산 법인의 지분을 인수한 것처럼 꾸미고 다시 매각하는 등의 수법, 한 채에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부산 해운대의 고급 아파트를  가족 명의로 구입하고 매각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이렇게 세탁한 돈은 무려 5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거액의 돈을 가족이나 직원, 직원 가족 명의로 돌린 뒤 초호화 생활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범죄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부가티 등 각종 슈퍼카. 부산지검

A씨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를 164억원에 사서 빌딩을 짓는가 하면, 40억원 상당의 슈퍼카 ‘부가티 시론’과 시가 3억∼6억원에 이르는 명품 시계 ‘리차드밀’ 등을 구입하며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해왔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일당은 유명 갤러리에서 피카소, 백남준,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무라카미 다카시, 이우환 작가 등의 미술품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으로 이들의 슈퍼카, 고가 미술품 등을 압수했다. 특히 A씨 주거지에서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5만원권 다발 더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김보성 부산지검 부장검사는 “범죄수익의 자금세탁 범죄를 엄단하고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지검은 A씨 등이 세탁한 550억원의 범죄수익 중 97%인 535억원 가량의 부동산, 금융자산 등을 추징하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