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라떼 한잔 해보세요"… 호기심 노린 '커피 마케팅'

권선미 기자(arma@mk.co.kr) 2024. 1. 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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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마크림라떼'라는 메뉴명과 '국산 안동 대마 100%'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 사진과 함께 문의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경북 경산의 한 유명 카페를 찾았다가 '합법적으로 재배한 대마'로 만든 커피 메뉴가 있다는 포스터를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경북 안동에는 '대마라떼'를 파는 카페가 있고, 강원도 춘천에도 직접 재배한 대마로 개발한 커피와 초콜릿, 푸딩, 빵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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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각성분 없앤 대마씨 활용
합법적 음료·디저트 선보여
몽환적 인테리어까지 연출
소비자 "불법 아닌가" 혼란
"미화되는 풍조 부작용 우려
제지방안 적극 검토할 필요"
경북 경산의 한 카페에서 국산 안동 대마 100%로 만든 대마크림라떼를 팔고 있다(왼쪽 사진). 서울의 한 '대마카페'에서 파는 캔음료 표면에 마리화나 잎이 그려져 있다.

"이거 마셔도 되는 걸까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마크림라떼'라는 메뉴명과 '국산 안동 대마 100%'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 사진과 함께 문의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경북 경산의 한 유명 카페를 찾았다가 '합법적으로 재배한 대마'로 만든 커피 메뉴가 있다는 포스터를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해당 글에는 "마시면 안 될 것 같다"는 댓글이 여러 개 달렸다. 최근 대마를 사용한 음료나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는 상호명에도 버젓이 '대마'가 들어간다. '진짜 대마초가 들어가는 건 아니다'고 설명하면서도 '대마초 커피'가 존재하는 '감성 카페'라고 홍보하고 있다. 카페 내부는 마약에 취한 몽롱한 정신 상태를 나타내듯 어둡고 푸른 조명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마초를 연상케 하는 식물을 곳곳에 배치했고 캔음료에는 대마초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디저트는 대마초와 비슷하게 생긴 풀이 위에 올려져 나왔다. 이곳을 직접 방문했다는 30대 직장인 A씨는 "몽환적인 분위기에 대마라고 줄줄이 써 있는 메뉴판을 받아보니 대마에 직접 손대는 것만 같았다"며 "찝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합법적으로 대마를 즐기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는 '대마라떼'를 파는 카페가 있고, 강원도 춘천에도 직접 재배한 대마로 개발한 커피와 초콜릿, 푸딩, 빵을 판매하는 곳이 있다. 이들은 환각 성분이 제거된 대마 씨앗인 '헴프시드'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대마는 종류에 따라 환각 성분에 차이가 있다. 마리화나라고 불리는 종은 환각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함량이 6~20%로 높다. 헴프는 THC 함량이 0.3% 미만이다. 국내에서는 헴프 줄기를 가공해 활용하고 껍질을 벗긴 씨앗을 식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잎과 껍질은 소각하거나 묻어야 한다.

문제는 일부 카페에서 불법인 대마를 합법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카페들은 대마초 재배 공장 콘셉트에 소비자가 마약과 친근해질 수 있는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어 실제 경찰의 점검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일명 대마카페는 오프라인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한 40대 주부는 최근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깜짝 놀랐다. 대마쿠키, 대마리카노(대마+아메리카노) 등을 파는 대마카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메뉴는 대마 씨앗 추출물로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결국 일종의 마약 아닌가"라며 "이것을 합법화하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2일 기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 개방 시스템에 따르면 상호명에 '마약'이 들어간 음식점은 전국에 총 183개가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카페에서 해당 메뉴를 팔되 헴프시드로 만들었고 환각 성분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리는 선까지는 허용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마를 장려하고 미화하는 분위기로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불법적 환경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분명하기 때문에 법으로 제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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