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넘고 메이저리그 진출? 김혜성 연봉 전성시대, 확실한 키움 스타일과 과제

김태우 기자 2024. 1. 22. 17:5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김혜성은 공격, 수비, 주루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를 받는다. ⓒ곽혜미 기자
▲ 김혜성은 국가대표 출신 내야수로 리그에서도 정상급 내야수로 통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 최고 내야수 중 하나로 뽑히는 김혜성(25‧키움)이 연봉 대박을 치며 성공 시대를 이어 나갔다. KBO리그 역사상 8년 차에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고, 연봉 대박 속에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해 계속 전진한다.

키움은 보도자료를 내고 ‘2024시즌 연봉 계약 대상자(신인, 육성, 군보류, FA, 비FA 다년계약, 외국인 선수 제외) 44명 전원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일찌감치 2024년도 연봉 협상을 마무리한 SSG, 그리고 최근 우승 논공행상을 마무리하며 재계약 대상자 전원과 연봉 계약을 마친 LG에 이어 KBO리그에서는 세 번째로 2024년도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

역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수는 팀의 핵심 내야수이자 국가대표팀 주전 2루수에 빛나는 김혜성이다. 키움은 ‘김혜성은 KBO리그 역대 8년 차 최고 연봉 기록을 경신했다. 김혜성은 2억3000만 원(54.8%) 인상된 6억5000만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하며 종전 8년 차 최고 연봉인 나성범의 5억5000만 원을 넘어섰다. 팀 내 연봉 계약 대상자 중 최고 인상액과 최고 연봉이다’라고 설명하면서 ‘김혜성은 지난 시즌 137경기에 출전해 556타수 186안타 7홈런 104득점 57타점 타율 0.335를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내야의 중심으로 활약하며 3년 연속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고 활약상을 소개했다.

◆ 어느덧 리그 최고 2루수로 우뚝… 8년 차 연봉 킹에 메이저리그 도전까지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7년 넥센(현 키움)의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을 받은 김혜성은 2017년 1군에 데뷔해 16경기에 나선 것을 비롯, 2018년부터는 팀의 주전 내야수로 자리하며 스타로 성장했다. 2018년에는 136경기에서 타율 0.270, OPS(출루율+장타율) 0.695, 31도루를 기록했고, 2019년에는 122경기에서 타율 0.276, OPS 0.691, 20도루를 기록하는 등 꾸준하게 성장 코스를 밟았다.

그런 김혜성은 2020년 142경기에서 타율 0.285, 출루율 0.345, 장타율 0.399, OPS 0.744, 7홈런, 61타점, 80득점, 25도루를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서서히 눈을 뜬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격수와 2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활용성, 그리고 점점 더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수비력까지 평가가 점차 올라갔다. 김혜성은 2019년 연봉 7000만 원에서 2020년 3000만 원이 더 오른 1억 원에 계약하며 데뷔 후 첫 억대 연봉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김혜성은 2021년 연봉 1억7000만 원에 계약했으며, 하나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2021년은 팀의 주전 유격수였던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해다. 키움은 대체 선수가 필요했고, 강정호 뒤에 김하성을 붙였듯이 김하성 뒤에는 김혜성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간 주로 2루에서만 뛰었던 김혜성으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폭등시킬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2021년 평가는 엇갈렸다. 우선 수비에서는 많은 실책을 기록하며 유격수 자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혜성에게도 적응이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2021년 김혜성은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가 생애 첫 3할 타율(.304)을 달성했고, 0.371의 출루율과 0.367의 장타율로 OPS 0.744를 기록했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김혜성은 전체적인 타율에 비해 출루와 장타가 부족했던 탓에 객관적인 득점 생산력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조정득점생산력(wRC+)은 모두 100 미만이었다. 리그 평균 아래였다는 의미다.

▲ 김혜성은 지난 해 타율 .335를 기록하면서 타격 부문 3위에 랭크됐다. ⓒ곽혜미 기자
▲ 김혜성은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곽혜미 기자

하지만 2021년에는 wRC+가 106.2로 올라오며 생애 첫 평균 이상의 득점 생산력을 뽐냈다. 2022년 연봉도 1억7000만 원에서 거의 두 배가 뛴 3억2000만 원까지 점프했다. 공격에 자신감이 붙은 김혜성은 2022년 2루로 다시 자리를 옮겨 수비 부담을 덜고 맹활약했다. 129경기에서 타율 0.318, 출루율 0.373, 장타율 0.403, OPS 0.776, wRC+ 123.9을 기록하며 ‘발 빠른 똑딱이 타자’라는 이미지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 2023년 연봉은 종전 3억2000만 원에서 4억2000만 원까지 뛰었다.

그리고 2023년에는 공‧수 모두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이제는 리그 최고의 2루수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성적을 거뒀다. 김혜성은 지난해 137경기에서 타율 0.335, 출루율 0.396, 장타율 0.446, OPS 0.842, 7홈런, 57타점, 104득점, 186안타, 25도루를 기록했다. 안타, 홈런, 득점, OPS 등에서 모두 자신의 경력 최고 기록을 경신해버렸다. wRC+는 142.1까지 올라오는 등 이제 더 이상 공격 생산력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닌 중앙 내야수로서는 최고급 성적을 가진 선수로 성장했다.

이전에도 그간 리그에서 가장 성장세가 돋보이는 내야수로 인정받았던 김혜성은 이처럼 다소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공격력까지 끌어올리며 어느덧 톱클래스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이 공헌도는 연봉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4억2000만 원을 받았던 김혜성은 올해 6억5000만 원에 계약하며 키움이 설명한 대로 KBO 8년 차 선수 최고 연봉 기록을 경신했다. 나성범은 2019년 5억5000만 원을 받아 종전 기록을 깨뜨린 바 있다.

선수의 가치는 연봉으로 설명된다. 이번 연봉 협상은 김혜성 자체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상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혜성은 유격수 수비에서는 다소간 어려움을 드러냈으나 2루수에서는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편이다. 각종 수치에서는 유격수 포지션에서 마이너스인 것에 비해 2루수에서는 데뷔 이후 계속 플러스를 기록해왔다. 여기에 도루왕을 놓고 다툴 수 있는 빠른 발을 가졌다. 2018년 이후 6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했으며 2021년에는 46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혜성의 주력은 도루뿐만 아니라 베이스러닝에서 더 잘 드러난다.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는 속도에서 리그 최고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는다.

여기에 이제 공격에서도 정상급 선수가 됐다.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김혜성의 지난해 wRC+(142.1) 수치는 리그 중앙 내야수(2루수‧유격수) 중에서는 단연 최고 수치다. 2위가 NC 2루수 박민우로 124.2인데 차이가 꽤 난다. 내야수 전체로 따져도 김혜성보다 이 수치가 높은 선수는 장타력을 갖춘 노시환(한화‧159.3), 최정(SSG‧155.8), 오스틴 딘(LG‧154.4)까지 세 명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홈런이 적은 김혜성이지만 2루타 이상의 장타 비율은 그렇게 낮지 않은 편이며 여기에 데뷔 후 다소간 아쉬웠던 출루율(.396)까지 이제는 4할에 육박할 정도로 올라오면서 득점 생산력을 수직 상승시켰다.

그런 김혜성이 이제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건 결코 무리가 아니다. 김혜성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다. 키움도 이를 수락한다는 공식 입장을 최근 밝힌 바 있다. 김혜성은 2024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포스팅 입찰에 필요한 자격 연수(7시즌)를 갖춘다. 김혜성은 올해 25세 선수로 아직 앞길이 창창하다.

김혜성을 둘러싼 메이저리그의 평가는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인 시선이 조금 엇갈린다. 우선 긍정적인 시선은 김혜성의 발이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피치클락 도입과 베이스 크기의 물리적인 확대로 뛰는 야구가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다. 견제 제한이 생기면서 확실히 주자가 뛰기 편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실제 지난해 도루 개수가 급증했다. 김혜성은 물리적인 스피드는 물론 주루 센스와 슬라이딩 등의 기술에서 메이저리그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대로 물리적인 파워가 떨어지고 콘택트 히터치고는 헛스윙 비율이 다소 높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공존한다.

▲ KBO리그 8년 차 최고 연봉을 기록한 김혜성 ⓒ곽혜미 기자
▲김혜성 ⓒ키움 히어로즈

이제 6억5000만 원이라는 8년 차 최고 연봉자가 된 김혜성은 이런 메이저리그 부정적인 시선을 잠재워야 하는 중요한 시즌을 맞이한다. 김혜성은 유격수로서의 전환을 선호하고 있지만, 키움은 일단 조심스러운 반응 속에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김혜성이 지난해와 같은 공격 생산력을 이어 가고, 여기에 유격수와 중견수에서도 자신의 유틸리티적 능력을 보여준다면 예상보다 더 좋은 평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설사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해 국내 잔류를 선택한다고 해도 기회는 남아있다. 자신의 능력을 더 인정받아 2025년 시즌 후 완전한 프리에이전트(FA)가 됐을 때 메이저리그 진출을 재타진하는 방법이 있다. FA가 된 만큼 포스팅 절차 및 원 소속구단 보상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고, 어찌됐건 원 소속팀 키움의 결정을 무시하기 어려운 포스팅과 달리 김혜성의 도전 의사만 있다면 언제든지 진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FA 자격을 얻고 국내에 잔류한다고 하면 돈을 싸들고 기다릴 팀이 수두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혜성이 FA를 얻어 시장에 풀리면 노릴 팀들이 많은 게 현실이고 실제 이를 기다리고 있는 팀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젊은 나이라 6년 이상의 계약이 유력하다면, 총액 100억 원은 기본으로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 지배적으로 흐른다.

◆ 잘하는 선수, 확실하게 올려준다… 키움의 연봉협상 역사와 과제

김혜성의 이번 8년 차 최고 연봉 기록은 키움의 연봉협상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도 있다. 키움은 구단 사정과 성향, 기조상 팀 연봉이 높은 팀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KBO리그 10개 구단 내에서 가장 낮은 팀 연봉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축들에게 섭섭한 대우를 하는 팀은 아니다. 다른 선수들의 연봉 인상 폭이 억제될 때도 리그의 대표급 선수로 성장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대우를 이어 갔던 전력이 있다.

실제 육성선수로 입단했다가 LG에서 방출의 설움을 맛본 뒤 히어로즈에 입단, 역사적인 200안타 시즌을 만드는 등 201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발돋움한 서건창은 2015년 연봉이 수직 상승했다. 서건창은 2014년 9300만 원의 연봉을 받았으나 2014년 활약으로 단번에 222.6%가 인상된 3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10년 전 일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2억700만 원이라는 인상 폭은 꽤 강렬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키움으로 이적한 뒤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으로 발돋움한 박병호는 트레이드 당시인 2011년 4200만 원을 받던 선수였지만 2012년 6200만 원을 거쳐 잠재력을 폭발한 2013년에는 2억2000만 원, 그리고 2014년에는 2억8000만 원이 더 오른 5억 원을 찍어 폭발적인 인상을 이어 갔다. 2015년은 7억 원이었다. 박병호의 활약이 대단했던 것도 있지만, 상징성 등을 고려해 더 후한 대접을 해줬다는 평가가 있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김하성 또한 연봉이 쭉쭉 인상된 바 있다.

이런 키움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올해 연봉 협상표는 팀의 과제도 시사한다는 분석이 있다. 키움은 김혜성의 계약에 이어 ‘지난 시즌 팀 최다 홈런을 기록한 김휘집은 전년 대비 48.6% 오른 1억1000만 원을 받으며 데뷔 첫 억대 연봉에 올랐다. 시즌 중반 합류해 가능성을 보여준 이주형은 연봉 6천6000만 원에 사인하며 인상률 100%를 기록했다. 다양한 보직에서 투수진에 힘을 보탠 하영민과 이명종은 인상액 1천5000만 원을 기록하며 8000만 원, 6000만 원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지난 시즌 데뷔 첫 선발승을 기록한 장재영은 연봉 4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봉 계약 대상자 44명 중 억대 연봉자는 투수 1명, 야수 5명 등 총 6명이다’고 공시했다.

▲ 올해 키움 연봉 협상에서 새롭게 억대 연봉에 진입한 유일한 선수인 김휘집 ⓒ곽혜미 기자

야수진에서는 김혜성(6억5000만 원)을 비롯해 이용규(2억 원), 송성문(1억3000만 원), 김태진(1억1000만 원), 김휘집(1억1000만 원)까지 5명이 억대 연봉자였다. 하지만 3억 원을 넘는 선수는 김혜성 하나에 불과했고, 정작 이용규는 1억 원이 깎였다. 송성문은 1000만 원 인상, 김태진은 1000만 원 삭감이었다. 투수로는 김재웅만이 유일하게 억대 연봉자였다. 그러나 김재웅마저 2023년 2억2000만 원에서 올해 1억9000만 원으로 3000만 원이 깎였다. 연봉 계약 대상자 중 연봉 2억 원 이상의 투수가 사라졌다.

연봉 계약 대상자 중 절대 다수가 리그 평균 연봉 아래를 기록한 것은 결국 키움이 아직은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아직 연차가 낮은 어린 선수들이 많고, 이 어린 선수들이 아직은 높은 연봉을 찍을 만큼의 확고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할 수도 있다. 키움의 2023년 기초 체력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는 것을 시사하는 자료임과 동시에, 2024년 과제가 될 수 있다. 키움의 깜짝 연봉 협상 계보를 이어 나갈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야 팀의 리빌딩 작업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