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에게 11억원 안기더니…급기야 KIA 나스타 넘어 6억5000만원, 영웅들의 ‘영리한 투자’

김진성 기자 2024. 1. 2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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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2023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11억원을 안기더니…

최근 몇 년간 사라졌는데, 사실 키움 히어로즈는 오프시즌 초반 직전시즌 상징적인 맹활약을 펼치거나 신인왕, MVP 등 의미있는 감투를 받은 선수의 차기시즌 연봉을 따로 발표하는 관행이 있었다. 돈으로 해당 선수의 사기를 팍팍 올려준 것이었다.

김혜성, 2023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마이데일리

키움하면 어쩔 수 없이 ‘돈에 인색한 구단’이란 꼬리표가 붙는 건 사실이다. 그동안 가성비 계약 및 영입을 즐겨왔고, 초대형 투자를 꺼리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돈이 제대로 되는 가치를 만들고 입증하는 능력 또한 리그 최상급이었다.

야구단의 가치는 결국 선수에게서 나온다. 키움은 FA, 외국인 시장에서 실리주의를 선호한 반면 자체적으로 성과를 낸 선수에겐 아낌없이 투자해 가치를 올렸다. 그렇게 무명에서 스타로, 스타에서 슈퍼스타로 키웠다.

그 결과 키움은 2015년 강정호를 시작으로 2016년 박병호, 2021년 김하성, 2024년 이정후에 이어 2025년엔 김혜성마저 메이저리그로 보낸다. 이게 끝이 아니다. 그 사이 선수를 뽑고 육성해 제2의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언젠가, 누군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우, 연차별 최고연봉 기록을 거의 갖고 있다. KBO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이 된 2023시즌 연봉은 무려 11억원이었다. 7년차 최고연봉이자 FA 자격을 얻기 전 단년계약 최고연봉. 사실 2년차부터 지속적으로 연차별 최고연봉 기록을 깼다. (물론 훗날 다른 선수들이 일부 연차 최고연봉 기록을 다시 깨긴 했다) 

이정후가 연차별 최고연봉을 깬 사실이 차기 시즌 맹활약의 모든 원동력이라고 말하면 비약이다. 그러나 프로는 돈이다. 이정후는 적어도 매년 사기충전이 확실하게 된 채로 시즌 준비에 들어갔을 것이다. 실제 키움 선수들 사이에선 “내가 보여주면 보여준 만큼 기회를 받고 보상을 받는다”라는 믿음이 확고하게 퍼져 있다. 이정후도 최근 구단 유튜브 채널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서 후배들에게 더 열심히 야구하길 당부했다.

김혜성도 마찬가지다. 22일 키움의 발표에 따르면 KBO리그 최고 좌타자 나성범의 8년차 최고연봉(5억원)을 깼다. 6억5000만원을 받는다. 김혜성에겐 영광이자 자부심을 가질만한 사건이다. 동기부여 측면에서 이보다 확실한 이벤트가 있을까. 그만큼 했기 때문에 보상 받은 것이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마지막 시즌에 제대로 달릴 준비를 마쳤다.

키움은 1년 전 FA 시장에서 원종현에게 4년 25억원, 이형종에게 4년 20억원을 투자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시즌 중에는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원석에게 1+1년 10억원 연장계약을 안기기까지 했다. 돈을 안 쓰고, 베테랑들을 무조건 배척하는 구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 사건들이었다.

김혜성, 2023년 12월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마이데일리

키움이 프로에 걸맞게 돈을 잘 쓴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알고 보면 키움도 쓴 만큼 번다. 5명의 빅리거를 탄생시키면서 이적료 4220만2015달러(약 565억원)를 벌었다. 손해를 안 보고, 실리와 명분 모두 챙긴다. 어떻게 보면 한국 프로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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