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대결 된 뉴햄프셔 경선…CNN "트럼프 50% vs 헤일리 39%"
디샌티스, 공화 경선 중도 하차
공화 후보 3개월새 10명 사퇴
디샌티스 지지자 62% "트럼프"
뉴햄프셔 고학력 중도파 비율 높아
헤일리 텃밭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승리' 점쳐
3개월 전만 해도 1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하던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구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간 양자대결로 좁혀졌다. ‘트럼프 대세론’이 확산하면서 군소 후보들이 그만둔 데 이어 ‘트럼프 대항마’로 불리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경선에서 중도 하차하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모두 디샌티스 주지사의 사퇴 소식을 반겼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석 달 만에 경선 후보 10명 사퇴
지난해 8월 폭스뉴스가 첫 번째 공화당 경선 TV토론회를 열 때만 해도 경선 후보자는 14명이었다. 이 가운데 불참을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을 제외하고 8명이 토론을 벌였다.
두 달 뒤 열린 3차 토론에서 자격 기준을 높이자 경선을 포기하는 후보가 늘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지지율 부진을 이유로 그만두자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11월)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12월)가 사퇴 행렬을 이었다.
올 들어서도 경선 포기자가 속출했다.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와 에이사 허친슨 전 아칸소주지사, 기업가 출신인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 등이다. 경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상 최대 격차로 1위에 오른 영향이었다.
디샌티스 주지사마저 이날 후보를 사퇴하면서 공화당 경선은 2인 대결 구도로 굳어졌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후보 사퇴를 발표하면서 트럼프 지지 선언을 했다. 그는 “아이오와에서 2위를 한 뒤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숙고했다”며 “승리할 확신이 없다면 지지자에게 그들의 시간과 자원을 투입해달라고 요청할 수 없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트럼프·헤일리, 모두 환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햄프셔 로체스터에 있는 유세장에서 “나를 지지해준 디샌티스와 그의 아내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이들은 선거를 정말 훌륭하게 치렀다”고 호평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디생티모니어스(DeSanctimonious)’라는 그의 별명은 이제 공식 은퇴하게 된다”며 더 이상 디샌티스 주지사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디생티모니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하하기 위해 그의 이름과 독실한 척한다는 뜻의 단어 ‘sanctimonious’를 합쳐 부르는 단어였다. 트럼프 캠프는 성명을 통해 “헤일리는 공화당보다 민주당의 입장을 대변한다”며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시간”이라고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헤일리 전 대사는 성명에서 “이제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만 남았으니 최고의 여성이 승리하길 기원한다”고 사퇴 의사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디샌티스 지지자들은 트럼프와 헤일리 중 누구를 지지할지를 두고 나뉘게 됐다”며 양자 구도를 부각했다.
“트럼프에게 더 유리할 것”
외신들은 양자 구도가 헤일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디샌티스의 표가 헤일리 전 대사보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이 돌아갈 가능성이 커서다. CNN이 이날 발표한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디샌티스 지지자 중 6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 번째로 선호한다고 답했다.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비율은 30%에 그쳤다.
워싱턴포스트는 “라마스와미와 스콧 의원 등 중도 사퇴한 후보 대부분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해 트럼프와 헤일리의 양자 구도는 사실상 트럼프의 1인 독주 체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뉴햄프셔주에서 상승 가도를 달리던 헤일리 전 대사의 움직임도 주춤했다. 뉴햄프셔주엔 보수적인 아이오와주에 비해 중도 성향인 고학력 유권자 비율이 높다. 게다가 공화당원보다 많은 무당파 유권자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어 헤일리 전 대사의 텃밭으로 꼽힌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달 초 CNN이 실시한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32%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39%)을 7%포인트 차이로 추격했다. 지난 17일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의 뉴햄프셔 조사에선 헤일리 전 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로 동일했다.
하지만 이날 CNN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의 지지율로 헤일리 전 대사(39%)를 11%포인트 앞섰다. 같은 날 나온 에머슨대의 뉴햄프셔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50%)과 헤일리 전 대사(35%) 간 격차가 더 컸다.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넘어 10%대 초반인 헤일리 전 대사를 50%포인트 앞섰다.
뉴햄프셔 공화당의 선거 전략가인 마이크 덴니는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디샌티스의 사퇴로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 60%까지 득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입주 코앞인데 어쩌나"…지방 건설사 이미 '쑥대밭'
- 유명 아이돌 내세우고…"이자 7300만원 줄게" 수백명 당했다
- "너 밀어줄게, 다음엔 내 차례"…'연봉 1억' 그 직업의 실체
- "중국 믿었다가 돈 날릴 판"…악재 러시에 투자자들 '멘붕'
- "사업 접어야" 삼성 '천덕꾸러기' 취급 받더니…화려한 부활
- "백인처럼 보이죠?"…논란의 '日 미인대회 1등' 20대女
- 김수미 母子, 횡령 혐의로 피소…"며느리 집도 회삿돈으로" 주장
- '출국금지' 황의조, 경찰에 분노 "부당한 과잉 수사로 3억 피해"
- 라미란 "남편은 신성우 매니저 출신, 아들은 사이클 국가대표 김근우"
- "이런 일은 살면서 처음"…무인매장 'X 테러'에 사장 '황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