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샌티스 하차 … 대세론 굳히는 트럼프 vs 性대결 띄우는 헤일리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4. 1. 22.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간 양자 대결이 성사됐다.

2위 경합을 벌이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양측 캠프가 모두 환영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하루 앞으로 다가온 뉴햄프셔주 경선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최대한 지지층을 결집해 헤일리 전 대사와 격차를 벌리고 조기에 경선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남녀 성 대결 구도로 몰아가 역전하는 그림을 노려온 헤일리 전 대사는 "이제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이 남았는데, 최고의 여성이 승리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디샌티스의 사퇴가 헤일리 전 대사에게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대부분 선거 전문가와 외신이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서 압승한 데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과반 득표를 하면 헤일리 전 대사는 당내에서 거센 사퇴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디샌티스 주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부로 선거운동을 중단한다'는 영상을 올리며 사퇴를 공식 발표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미국은 대관식이 있는 나라가 아니다"며 "뉴햄프셔주 유권자들은 트럼프와 조 바이든의 길을 다시 가느냐, 아니면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느냐에 대한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 선거인단 중 20%가량이 아직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51%가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반면 28%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헤일리 선거캠프는 보고 있다.

뉴햄프셔주 경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경선은 물론 오는 3월 5일 16개 주에서 경선이 진행되는 '슈퍼 화요일'까지 중도 하차하지 않겠다고 헤일리 전 대사는 약속했다.

헤일리 선거캠프는 2008년 민주당 뉴햄프셔주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직전 아이오와주 경선 3위에 그쳤던 힐러리 클린턴이 선거 역량을 집중해 버락 오바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역사가 반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하지만 헤일리 캠프의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CNN 방송과 뉴햄프셔대가 지난 16~19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뉴햄프셔주 유권자 12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0%로 헤일리 전 대사(39%)를 11%포인트 앞섰다.

공화당 전략가이자 뉴햄프셔주 출신인 매슈 바틀릿은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뉴햄프셔주에서 격차를 벌려 경선을 조기에 마무리하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2000년과 2008년 공화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뉴햄프셔주 공화당 전략가 마이크 데니히는 "디샌티스의 중도 하차로 트럼프가 뉴햄프셔에서 60%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에서 승리를 거두더라도 어려운 도전을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30%포인트가량 앞서고 있어서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이자 그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주지사를 역임한 곳이다. 가장 최근의 로이터통신과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를 37%포인트 앞서고 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이날 성명에서 "디샌티스 주지사의 지지 선언을 영광으로 여긴다"면서 "이제 모든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과 결집해 비뚤어진 바이든을 이기고 그의 재앙적인 임기를 끝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헤일리 전 대사는 공화당보다 민주당의 입장을 대변한다"면서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김제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