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첫 공판…이재명 "검찰이 제게 유리한 녹취 숨겼다"
이재명 "검찰이 내게 유리한 녹취 제출 안 해" 의혹 제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의혹 사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검찰이 자신에게 유리한 녹취는 숨기고 불리한 녹취만 제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증교사 첫 재판…검찰 "李, 김씨에게 수차례 위증 요구"
앞서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받기 위해 당시 증인으로 출석했던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요구했다'라며 지난해 10월 이 대표를 기소했다.
검찰은 앞서 2004년 이른바 'KBS PD 검사 사칭 사건'에 가담해 유죄가 확정됐던 이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토론회에서 "누명을 썼다"라고 말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이에 무죄를 받기 위해 김씨에게 허위 증언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8년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병량 전 성남시장과 KBS가 해당 PD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고 이재명을 주범으로 몰아가자는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위증을 요구했고, 김씨가 실제로 2019년 2월 재판에서 허위로 증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도 검찰은 "김씨가 '기억이 잘 안 난다'라고 모른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협조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라며 "피고인(이재명)은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받으려고 김씨에게 수 회 연락해 적극적으로 위증을 교사했고, 김씨는 김병량 전 시장과 KBS 사이의 야합에 대해 들은 적이 없으면서도 허위로 증언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검찰이 내게 유리한 녹취 제출 안 해" 의혹 제기
이 대표는 "앞으로도 (재판 과정에서) 알게 되겠지만 김씨와 저는 일종의 애증 관계"라며 "김씨가 김병량 전 시장을 대리해서 고소한 일로 제가 직접 구속이 됐고, 제게 평생의 상흔으로 남았다. 또 제가 백현·정자지구 사건을 폭로한 것 때문에 김 전 시장이 낙선·구속되고, 김씨도 구속돼 처벌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계이다. 서로 지역 사람이니까 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했지만 또 역시 장기간 소통되지 않았던 그런 관계"라며 "제가 이 분한테 위증을, 거짓말을 해달라고 요구할 관계가 아니다. 매우 위험한 관계"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표는 김씨와 자신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고 더 나아가 백현동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 씨와 자신의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녹취를 검찰이 제출하지 않고, 자신에게 불리한 녹취만 제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검찰이 녹취록을 수사 과정에서 숨기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만 따 공소장에서 주장하고, 오늘도 저한테 유리한 얘기는 다 빼고서 왜곡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에 녹음·녹취록 좀 보자고 요청했는데, 검찰이 보여주지 않았다. 제가 '보여주지 않으면 조서에 서명을 못 하겠다고 말했고, 또 녹취록 4개 중에 왜 3개밖에 언급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말하자 마지막 녹취록 한 개는 계속 미루다가 조사 끝날 때 보여줬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때 본 녹음 파일 녹취록 내용과 지금 수사기록에 붙어 있는 녹취록 내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은 2012년 이후 김씨는 물론 백현동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 씨와 거리를 두며 멀리했고, 이러한 내용이 해당 녹취에 담겨 있는데 검찰이 이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녹취록에는 김씨와 제가 서현지구 논란이 있었던 2012년 이후에 만나지도, 연락도 안 했고 이 통화가 그때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 나타난다"라며 "또 제가 '김인섭 어떻게 지내요?'라고 묻는 것도 나온다. 2012년 이후 저와 소통이 안 됐고 제가 '서현지구 문제 때문에 가까이 가면 문제가 될까 안 했다'라고 얘기한 것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주장이 계속 이어지자 검찰은 "공소사실에 대한 답변인데,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절차를 무시하고, 그러면 저희도 하고 싶은 말 다하면"이라며 재판부의 소송지휘를 요구했다.
검찰의 반발에도 이 대표는 "2011년, 2012년 서현지구에서 지주작업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인섭씨와 김씨가 개입해서 사업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분명히 사고가 나겠다'라고 생각해서 그 때부터 관계를 단절했다. 이후 6~7년 만에 처음으로 이 통화를 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며 "검찰이 이 녹취록 내용을 백현동 배임 사건에는 내지 않았다. 저는 일부러 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김씨는 저에 대해서 우호적이지 않고 앙금이 남아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다. 그래서 없는 사실을 허위로 증언하라고 할 상황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라며 "제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반복해서 '기억나는 대로 얘기해라, 있는 대로 하라, 보지 않은 것을 본 것처럼 하면 안 된다'라고 반복하는 것이 12번 정도 나온다"라고 덧붙였다.
검찰도 반박에 나섰다. 검찰은 "피고인은 '김인섭 형님 요즘 만납니까'라는 부분을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미 제출됐다"라며 "또 서현지구 관련해서 김씨와 2012년 이후 관계가 끊겼고, 이후 연락이 없었다고 하지만, 김씨의 딸이 결혼할 때 축의금을 내고 문자를 보내고 통화한 내역이 있다"라고 맞섰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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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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