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웃은 리디아 고, 명예의 전당 1승 남았다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1. 2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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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2024시즌 개막전 정상
14개월 만에 개인 통산 20승
지난해 데뷔 후 최악의 부진
원인 파악한 뒤 독하게 훈련
새 스윙으로 샷 정확도 높아져
"오랜 꿈 이루기 위해 더 최선"
LPGA 투어 통산 20승을 달성한 리디아 고가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컵을 품에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UPI연합뉴스

지난 1년간 부진에 빠졌던 전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하나금융그룹)가 다시 최고가 되기 위해 선택한 건 '기본'이었다.

지난겨울 주니어 선수처럼 이른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훈련에 매진하며 '2024 버전 스윙'을 완성한 그는 새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리디아 고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2024 시즌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적어낸 리디아 고는 단독 2위 알렉사 파노(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으로 22만5000달러를 받은 그는 LPGA 투어 통산 20승째를 올렸다.

이번 우승은 리디아 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LPGA 투어에서 2022년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1년2개월 만에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2022년 12월 결혼한 뒤 LPGA 투어에서 거둔 첫 우승인 만큼 리디아 고가 느끼는 감격은 더했다.

리디아 고는 "그동안의 노력이 우승이라는 결과로 나타나 기쁘다. 우승은 할 때마다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며 "올해를 우승으로 시작하면서 지난해보다 나은 기회를 잡게 됐다. 앞으로 출전하는 대회에서도 내 자신을 믿고 정상을 노려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적만 보면 프로 데뷔 후 가장 부진했던 한 해"라고 스스로 밝힐 정도로 깊은 부진에 빠졌던 리디아 고가 다시 챔피언에 등극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그는 지난해 LPGA 투어 20개 대회에서 톱10에 단 두 차례만 오르는 데 그쳤다.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도 나서지 못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변화였다. 이때 리디아 고는 고진영의 스윙코치로 유명한 이시우에게 SOS를 쳤다. 리디아 고는 이 코치와 함께 어드레스부터 세세하게 점검했다. 몸의 중심이 중앙이 아닌 오른쪽에 있는 등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한 리디아 고는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해가 뜨지 않거나 이미 진 경우에는 카트 조명과 휴대폰 플래시 등을 켜고 연습에 매진할 정도였다.

이 코치는 "흐트러져 있던 몇 가지 기본 동작을 가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중심축은 오른쪽이 아닌 몸 중앙에 오도록 했고 다운스윙 시 양 손목의 사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바꿨다. 공에 모든 힘을 집중시키기 위해 코어를 버텨주는 임팩트 연습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리디아 고가 새로운 스윙을 곧바로 자신의 것으로 만든 원동력은 매일 저녁 반복해서 했던 연습이다. 이 코치는 "리디아 고가 빠르게 새 스윙에 적응한 이유는 새로운 동작을 익히는 타고난 감각에 노력이 더해진 덕분"이라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해 쏟아붓는 리디아 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세계 최고의 선수는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기본을 확실하게 지키는 2024 버전 스윙의 가장 큰 장점은 정확성과 일관성이다. 지난해 65.57%까지 떨어졌던 그린적중률은 이번 대회에서 77.78%로 급상승했다. 페어웨이 안착률 역시 62.61%에서 75%가 됐다.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점수를 1점으로 줄인 리디아 고는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가슴속에 품고 있던 꿈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 위해서는 LPGA 투어 활동 10년 이상, 메이저 대회 우승,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올해의 선수 중 최소 1개 이상, 27점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만약 리디아 고가 남은 시즌 1승 이상을 거두면 2016년 만 27세10개월28일의 나이로 입회한 박인비를 제치고 역대 최연소 기록 보유자가 된다.

리디아 고는 "명예의 전당에 정말 가까워졌다. 바로 문 앞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발전을 거듭해 명예의 전당에 내 이름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유해란은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2위에 자리했고, 양희영은 1오버파 289타를 기록하면서 공동 22위를 차지했다. 전인지는 7오버파 295타 공동 30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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