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자로설계본부 김천 이전, 있을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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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소재 원자로설계개발본부를 경북 김천으로 이전시키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섣불리 이전하게 되면 원자력설계 역량이 와해될 수 있는 데다 이에 기반한 해외원전수출 경쟁력도 떨어트릴 수 있는 까닭이다.
본사인 한국전력기술이 김천으로 갈 당시에도 이 개발본부는 이전 제외였다.
원자로설계 조직의 특수성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무 뽑듯 이전시키는 것은 무용할 뿐더러 무모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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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소재 원자로설계개발본부를 경북 김천으로 이전시키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소속사인 한국전력기술노조도 22일회견을 열고 김천 이전의 부당성을 알리며 반발하고 나섰다. 40년 넘게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대전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마당에 느닷없이 김천으로 가야 한다고 하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나.
이 개발본부는 원자로설계에 특화된 핵심 조직이다. 당초 한국원자력연구원 내부 조직으로 출발했으며 이후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에 합병되는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런 이력에서 보듯 이 개발본부는 원자력생태계가 잘 구비된 대전 대덕단지와 물가분의 관계에 있다. 유관기관과의 협업이 수월한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 원전 1차 계통 설계, 소형모듈원자로(SMR) 신기술개발 등을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조직은 함부로 옮기면 안된다. 섣불리 이전하게 되면 원자력설계 역량이 와해될 수 있는 데다 이에 기반한 해외원전수출 경쟁력도 떨어트릴 수 있는 까닭이다. 무리한 이전 과정에서 핵심기술력이 유출되는 상황도 우려된다 할 것이고 연구인력까지 중도 이탈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 개발본부의 업무 연속성이나 전문성을 감안할 때 타지역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본사인 한국전력기술이 김천으로 갈 당시에도 이 개발본부는 이전 제외였다. 동반 이전으로 얻는 실익은 고사하고 원전 생태계를 망치는 우를 범하는 것이기 때문에 늘 대전 잔류가 불문율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김천 이전이 추진된 것과 관련해 해당 지역에 지역구를 둔 현역 정치인의 부당개입이 강하게 의심된다. 이 인사가 김천 이전을 압박하고 이전계획 제출을 옥죄어 온 정황이회견 자리에서 폭로된 것이다.
원자로설계 조직의 특수성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무 뽑듯 이전시키는 것은 무용할 뿐더러 무모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을 마구잡이식으로 이전시키려 하는 것은 지역 간 균형발전 정책과도 상충한다. 김천 이전의 법률적 근거도 찾아지지 않으며 책임 있는 지역사회와 어떤 논의도 없었다. 이게 말이 되는 것인지 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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