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덜 쓰는 반도체 나올까…금속서 '극성' 구현

문세영 기자 2024. 1.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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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연체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금속에서 유도해 전력 손실과 배터리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학계에 보고됐다.

포스텍은 이대수 물리학과 교수, 노태원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웨이 펑 박사, 박세영 숭실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금속 내 분극과 극성 상태를 유도·제어하는 방법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온라인판에 17일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금속에서 분극과 극성을 유도할 수 있다면 반도체 전력 손실을 줄이고 전자기기 내장 배터리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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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포스텍 제공

절연체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금속에서 유도해 전력 손실과 배터리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 학계에 보고됐다. 

포스텍은 이대수 물리학과 교수, 노태원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웨이 펑 박사, 박세영 숭실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금속 내 분극과 극성 상태를 유도·제어하는 방법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온라인판에 17일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분극은 물체나 물질 내에서 양성과 음성 전하가 특정 방향으로 정렬되는 현상이고, 극성은 물체나 물질이 양극이나 음극으로 나뉜 상태다. 이 두 현상은 절연체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금속에서 분극과 극성을 유도할 수 있다면 반도체 전력 손실을 줄이고 전자기기 내장 배터리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현재 기술로는 금속 내 분극과 극성 구현이 어렵다. 금속 내부에 있는 ‘자유전자’는 이동이 자유로워 전자가 특정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분극이나 극성 상태를 형성하기 어렵다. 또 일반적으로 금속 결정은 양 끝이 서로 대칭 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양 끝의 전기적 효과가 상쇄된다는 점에서도 분극과 극성을 유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금속에서 분극과 극성을 구현하기 위해 ‘플렉소 전기장’을 사용했다. 플렉소 전기장은 물체 표면이 불균일하게 변형될 때 발생하는 유사 자기장이다. 

연구팀은 전자 소자나 반도체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루테륨산 스트론튬(SrRuO3)에 외부 압력을 가해 플렉소 전기장을 발생시켰다. 루테륨산 스트론튬은 스트론튬과 산화루테륨의 서로 다른 모양의 결정이 같은 방향으로 성장하며 중심 대칭 구조를 갖는 ‘이종구조 에피택시’ 물질이다. 

플렉소 전기장은 루테륨산 스트론튬 내 전자 상호 작용과 격자 구조를 변화시켰다. 그로 인해 금속의 전기적·기계적 특성이 바뀌며 중심 대칭 구조를 갖던 금속 내 분극화 현상을 유도할 수 있었다. 

이대수 교수는 ”금속 물질에서도 극성 상태를 보편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검증했다“며 ”이번 연구가 반도체나 전기 분야에서 고효율을 가진 기기를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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