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생각 가능한 건 미래가 아니다

2024. 1. 22. 17: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일찍이 율곡 선생은 십만양병설을 주장했다.

만일 10만명을 양병했다면 조선군은 왜군을 막아낼 수 있었을까.

그중 양자컴퓨터는 어떤 컴퓨터도 해킹할 수 있으면서 외부의 해킹 시도로부터 안전하다.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가 있다면 그것은 미래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다."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그리는 것, 그것이 미래를 경영하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일찍이 율곡 선생은 십만양병설을 주장했다. 만일 10만명을 양병했다면 조선군은 왜군을 막아낼 수 있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활로써 왜의 조총 부대를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잉카의 대국이 소수의 스페인군에게 멸망한 결정적 이유가 총이 없었기 때문인 것과 마찬가지다.

원시 빙하기의 네안데르탈인이 체력이 열등한 크로마뇽인에게 멸절당한 것도 바늘을 만들어 옷을 지어 입을 줄 안 크로마뇽인의 기술력 때문이었다.

도구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버린다. 이런 도구를 게임체인저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의 게임체인저는 원자폭탄이었다. 원자폭탄은 독일 히틀러의 과학자 하이젠베르크가 처음 개발에 착수했었고 미국은 그 원리조차 알지 못했다. 이때 아인슈타인이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결정적 힌트를 제공했고 결국 개발에 먼저 성공한 쪽은 미국이었다. 만약 독일이 먼저 원자폭탄을 개발했더라면 현대 역사는 어찌 되었을까.

높은 과학기술을 보유한 쪽이 그렇지 못한 쪽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렇다면 미래 역사에서는 무엇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인가.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컴퓨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중 양자컴퓨터는 어떤 컴퓨터도 해킹할 수 있으면서 외부의 해킹 시도로부터 안전하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특성 때문에 미국은 국방부 주도로 양자컴퓨터 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중국은 14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수준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내느냐에 향후 세계 주도권의 향배가 달려 있다. 가히 양자컴퓨터 전쟁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12대 국가 전략 과학기술 중 하나로 양자컴퓨터를 선정했다. 아직 우리의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는 많이 뒤처져 있지만 기회는 있다. 양자컴퓨터 분야 최선두에 한국인 학자가 많다는 점은 특히 고무적이다. 필자가 지난해 3월 미국 보스턴에서 만난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 양자 분야 교수들은 입을 모아 대한민국 인재의 우수함과 잠재력을 칭찬했다. 지난해 9월 양자컴퓨터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한 매일경제의 주관으로 열린 '2023 세계지식포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적인 게임체인저 경쟁에 자치단체도 집중과 선택으로 분담하여 몰입해야 옳다. 퀀텀빌리지 세종의 꿈은 우리가 양자 경제 중심국가로 도약하는 것이다. 미국의 양자컴퓨터 기업 큐에라, KAIST와 협약을 맺은 것도, 세계 석학을 초청해 시민을 대상으로 퀀텀 특강을 연 것도, MIT와 함께 퀀텀 계절학기를 준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양자컴퓨터에 대한 저변과 인식이 확대되면 장래 아인슈타인이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지난 10일 세종시에서 열린 '퀀텀 특강'에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볼프강 케테를레 교수와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가 있다면 그것은 미래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다."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그리는 것, 그것이 미래를 경영하는 것이다. 관행과 인습의 중력을 박차고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