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서도 외면받는 사전청약제도... “사업취소 더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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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전청약을 받은 아파트가 사업을 전면 취소하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곤란에 빠졌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사전청약 제도가 애초에 정부에서 미리 수요를 예측해 집값을 잡으려고 만든 일종의 '변종' 제도"라면서 "건설사 마음대로 안 되니 사업을 포기해버리면 수요자들 피해가 막심해지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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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양자 “그 때까지 고통받으라는 거냐” 비판
“先先분양... 취소하면 피해 막심해 문제 많아”
최근 사전청약을 받은 아파트가 사업을 전면 취소하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곤란에 빠졌다. 수분양자들은 내 집 마련 계획이 틀어지는 등 기회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뉴:홈’ 등 앞으로 진행될 사전청약 역시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전청약 제도의 근본적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은 최근 ‘인천 가정2지구 우미 린 B2BL’ 사업을 취소하기로 결정하고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통보했다. 인허가가 지연되는 와중에 부동산 시장 여건이 나빠져 사업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전 당첨자는 이달 마지막 주 한국부동산원 사전당첨자 명단에서 삭제되며, 청약홈 계좌가 부활한다.
사업 취소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청약 일정이 1년 이상 지연되면서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사업장도 많다. 22일 특별공급 청약을 시작하는 ‘인천 검단신도시 AB20-1블록(제일풍경채 검단3차)’은 지난 2021년 12월 사전청약 때 이듬해 9월로 본청약을 예고했지만, 16개월 가량 늦어졌다. 이 외에도 ‘파주 운정3 A46블록(제일풍경채)’, ‘인천 검단 AB19블록(호반써밋V)’, ‘양주 회천 A-20블록(대광로제비앙 2차)’ 등 단지가 각각 10개월, 9개월, 7개월이나 청약이 지연됐다.
본청약을 진행해도 고금리발 부동산 한파 상황에서 원자잿값이 가파르게 올라 인해 분양가가 치솟고 있다. 예를 들어 ‘인천 검단신도시 AB20-2블록(중흥S-클래스 에듀파크)’은 지난달 본청약 입주자모집공고를 냈다. 2년 전 사전청약 당시 약속했던 본청약 일정은 2022년 9월이었는데, 무려 15개월이나 늦은 것이다. 이 단지 확정분양가는 전용면적 84㎡ A타입 최고가 기준 4억9800만원으로 결정됐는데, 이는 사전청약 때 나온 추정 분양가보다 약 10% 오른 가격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사전청약에 대해서도 불안함을 내비치는 수분양자들이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서울 대방공공주택지구 A1블록에 들어서는 ‘서울대방A1′은 시세 대비 70~80% 수준으로 공급되는 뉴:홈 나눔형 물량이다. 하지만 입주 시점은 2032년으로 예정돼 예정대로 분양을 해도 8년이나 기다려야 한다.
공공분양을 노리고 있는 신혼부부 박모(32)씨는 “현재도 사전청약 사업장은 대다수가 연기되고 있는데, 현실 대책은 하나도 없어 사전청약을 들어가는데 불안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사전청약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사전청약 제도가 애초에 정부에서 미리 수요를 예측해 집값을 잡으려고 만든 일종의 ‘변종’ 제도”라면서 “건설사 마음대로 안 되니 사업을 포기해버리면 수요자들 피해가 막심해지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했다.
한 시행사 대표는 “사전청약은 선분양을 선분양 하는 제도”라면서 “애초 문제가 있었던 선분양 제도의 맹점을 한 단계 더 파고들어 크게 만들었다”고 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려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유사한 사례가 더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투자운용사 임원은 “현재 오산 세교2지구 등 신도시 추진 중인 사업장이 많지만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중도금도 연체하고 잔금도 못 치르는 곳들이 꽤 있다”면서 “앞으로 사업 취소까지 나오는 사업장이 추가로 있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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