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서 ‘데이팅 앱 이용’ 미국인 최소 8명 숨져…대사관, 주의 당부

조윤영 기자 2024. 1. 22. 17: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콜롬비아에서 외국인 남성 관광객을 노린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범죄 수법으로, 최근 2달간 관광객 8명이 사망하고 수십건의 납치·강도가 발생하자 미국 당국은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주콜롬비아 미국 대사관은 누리집에 "콜롬비아에서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경우 주의하라"며 "낯선 사람과 만날 경우 공공장소에서만 만나고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주거지나 호텔 방과 같은 고립된 장소를 피하라"고 당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 대사관 “사망자 일부, 강도·약물 과다복용 가능성”
메데인 시장 “성매매·마약 목적 관광객 원하지 않아”
콜롬비아 메데인 야경. 게티이미지뱅크

콜롬비아에서 외국인 남성 관광객을 노린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 범죄 수법으로, 최근 2달간 관광객 8명이 사망하고 수십건의 납치·강도가 발생하자 미국 당국은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2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콜롬비아 미국 대사관이 지난 10일 콜롬비아를 방문하는 미국인 관광객에게 ‘온라인 데이팅 앱 사용의 위험’에 대한 보안 경고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주콜롬비아 미국 대사관은 누리집에 “콜롬비아에서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경우 주의하라”며 “낯선 사람과 만날 경우 공공장소에서만 만나고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주거지나 호텔 방과 같은 고립된 장소를 피하라”고 당부했다.

이는 최근 콜롬비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메데인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메데인은 1990년대 세계 최대 마약 카르텔인 메데인 카르텔의 보스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근거지였던 곳이다.

콜롬비아 당국은 메데인에서 지난해 11월부터 남성 관광객들이 데이팅 앱으로 현지 여성들을 만나러 나간 뒤 금품을 빼앗기거나 인질로 붙잡히는 사건이 수십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적어도 8명의 미국인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주콜롬비아 미국 대사관은 “일부 사망자는 강도와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있고 일부는 데이팅 앱 사용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 근거지인 메데인을 무대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나르코스’의 한 장면.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던 투 게르 시옹도 피해자 가운데 한명이다. 콜롬비아를 방문한 그는 지난해 12월10일 현지 여성과 데이트하러 나간 지 몇시간 만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전화해 납치를 당했다고 알렸다. 그 뒤 친지들이 그의 몸값으로 3140달러(약 421만원)를 송금했지만 이튿날 그는 절벽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콜롬비아 검찰은 18일 시옹을 살해한 혐의로 남성 2명, 여성 1명, 청소년 1명을 붙잡았다. 검찰은 시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여성을 만나기로 했던 아파트에 도착해 폭행을 당했고 친지들에게 전화해 돈을 요청하라고 협박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최근 발생한 외국인 대상 범죄 수법은 외국인들이 현지 여성과 만날 때를 노리거나 음식이나 술에 마약을 몰래 넣어 의식을 잃게 한 뒤 금품을 빼앗는 식이다. 특히 콜롬비아는 성매매가 합법이어서 성매매를 시도하려는 외국인이 주된 범행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데리코 구티에레스 메데인 시장은 미국 대사관의 조처에 대해 “우리는 더 많은 외국인이 오길 원하지만, 외국인들이 더 가치 있는 관광을 하길 원한다”며 “성매매와 마약을 위해 콜롬비아에 올 수 있다고 여기는 외국인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