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아티스트 500명 ‘창작절’ 홍대에 모여 무얼했을까
웹툰 작가들이 200여 명이 홍대에 삼삼오오 모였다. 뮤지션, 코미디언, 배우, 유튜버 등 요즘 핫한 인물들 300여 명도 함께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픈 웹툰 작가들과, 또 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은 창작자들 500여 명의 대화가 이어졌다.
‘제0회 창작절’이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70 클럽 블랙에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기획부터 실행까지 웹툰 작가들을 주축으로 모든 과정이 창작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직장인 웹툰으로 인기를 얻은 웹툰 작가 양경수(그림왕양치기)와 ‘신족재판’의 Nicky 작가가 주최했고 락킨코리아가 주관을 맡았다.
이날 모인 창작자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거나 이미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이들이 각자의 교류를 위해 자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일본 출판 만화계의 거장 후지사와 토오루(藤沢 とおる)다. 후지사와 토오루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상남2인조’ ‘GTO’를 작화한 이다. 그는 평소에도 한국의 웹툰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고 웹툰 작가들과의 대화를 위해 이번 ‘창작절’ 행사에 참여했다.
후지사와 토오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만화 시장은 아직 페이지를 넘기는 출판물이 익숙하다”며 “반면 웹툰은 세로 형식으로 스크롤을 내리며 보는 형태로 형식과 연출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웹툰 작가들이 어떤 형태로 작업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후지사와 토오루는 이날 행사에서 토크 콘서트를 갖고 자신의 자리를 찾는 여러 웹툰 작가들과 진중한 대화를 나눴다.
국내 출판 만화계의 명인이자 웹툰 작가 현용민은 후지사와 토오루에 대해 “생각보다 푸근한 인상이었고 웹툰 작법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 놀랐다”며 “좀 더 많이 쉬고 놀고 싶다는 말에는 동병상련이 느껴져 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180만 유튜버 낄낄상회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개시되자 각 분야의 창작자들은 자신의 이름과 창작물이 적힌 이름표를 달고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낄낄상회 멤버이자 코미디언 장윤석은 “정말로 즐거운 무대이자 행사였다. 앞으로도 꾸준히 참여하고 싶다”며 “영상물뿐 아니라 웹툰 작가와도 협업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쟁쟁한 가수들의 무대도 이어졌다. 솔로 활동으로 가수 인생 2막을 펼친 틴탑 멤버 니엘과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배치기 멤버 탁, 비트박서 라티노가 무대에 올라 행사장 분위기를 달궜다.
무대를 마친 탁은 “의미있는 첫 창작절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대의 뜨거운 분위기는 창작자들을 들뜨게 했다. 한껏 분위기에 취한 수많은 창작자들은 테이블을 바꿔가며 전혀 다른 분야의 이들과 접촉했고 이내 분야를 가리지 않고 심오한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추후 협업을 약속한 이들도 더러 있었다.
웹툰 ‘나쁜 사람’을 연재하는 웹툰 작가 둠스는 “다양한 창작자들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며 “평소 존경하던 후지사와 토오루를 비롯해 다양한 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영광이었다. 앞으로 작업을 하는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색적인 무대도 있었다. 애니메이션에서 빠질 수 없는 이들이 성우들이다. 조현정, 정유미, 이소은, 최승훈, 최낙윤, 이현 등 여러 유명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출연한 성우들이 자신들의 ‘부캐’를 가감 없이 꺼냈다. 서로 아는 캐릭터가 나올 때마다 객석은 환호로 열광했다. 뒤를 이어 래퍼 윤비와 썹(SSUP)의 힙합 무대를 펼쳐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 올렸다.
행사의 마무리는 DJ 뉴진스님으로 화제를 모은 코미디언 윤성호가 맡았다. 스님복장으로 DJ석 앞에 오른 윤성호는 “부처핸섭!”을 외치며 공연의 마지막을 불태후며 광란의 무대를 이어갔다. 윤성호는 “여러 창작자들이 모인 무대를 보니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했다.
무대 아래서 공연을 즐기던 이 중 남다른 댄스를 펼친 가수도 있었다. ‘원조 군통령’이자 ‘원조 스우파’ 길건이다. 길건은 “평소 접해볼 수 없는 다양한 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며 “무대 위에서 쓸 또 다른 영감을 얻은 것 같다. 앞으로도 창작자들이 직접 문화교류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행사가 마친 뒤에도 창작자들의 시간은 멈추질 않았다. 각자 친해진 멤버들끼리 2차 술집으로 향했고 이들의 대화는 밤새도록 이어졌다.
이외에도 이날 행사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진·양재웅, 코미디언 윤형빈, 김경욱, 조수연, 신윤승, 엔조이커플 라라, 닛몰케쉬, 더넛츠 보컬 정이한, 장문복, 음악 프로듀서 도코, 제이비킹스턴, 래퍼 트릴라갱, 타쿠와, 디보, 플린, 정만현, 배우 김강현, 크리에이터 황유택 등이 참석했다. 정관장, 하이덴탈, 화깨수, 아리에블랙, 헤이포카, 남도분식, 박군치킨, 버닝, 제주맥주, 쇼퍼호퍼, 궁중본떡집 등이 행사에 도움을 줬다.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한 웹툰 작가 양경수는 “웹툰 작가들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여러 작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며 “원만하게 여러 창작자들이 대화의 장을 만드는 모습을 보니 나 또한 매우 영광이고 기쁘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 창작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해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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