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못 한 설움 기부로 풀다…신언임 여사, 충북대 교정에 영면

오윤주 기자 2024. 1. 2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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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등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충북대에 기증한 신언임 여사가 22일 영결식을 끝으로 이승과 이별했다.

자식 없이 홀로 생활한 신 여사는 1993년 6월 노점·행상 등으로 마련한 청주 남문로 건물(30억원 상당)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신 여사는 충북대 개교 60돌이던 지난 2011년에 10억3천만원, 2018년 8억원을 더 내는 등 지금까지 51억3천만원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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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농 딸로 노점상 해서 모은 전 재산 기부
51억여원 충북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신언임 여사의 유해가 22일 교육독지가 선영으로 향하고 있다. 충북대 제공

노점 등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충북대에 기증한 신언임 여사가 22일 영결식을 끝으로 이승과 이별했다.

충북대는 이날 오전 10시 대학본부 대강의실에서 충북대학교장으로 신 여사 영결식을 진행했다. 이날 영결식엔 고창섭 총장과 학생·교직원·졸업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고 총장은 영결사에서 “아낌없는 사랑과 나눔으로 너무 큰 가치를 선물해 준 여사를 기리고, 그의 삶을 회상한다. 100여명 장학생을 자식처럼 아끼고 꿈을 펼치게 해 준 뜻을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장학생을 대표한 이민섭 학생은 “누구보다 나누는 행복을 알고 그 뜻을 펴는 데 한 점 망설임 없던 여사의 모습을 마음에 새기겠다. 평안을 누리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22일 오전 신언임 여사 영결식에서 영결사를 하고 있다. 충북대 제공

신 여사는 충북 청주 한 빈농의 딸로 태어났다. 어려운 형편 탓에 초등학교(국민학교) 이후 학업을 잇지 못했지만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자식 없이 홀로 생활한 신 여사는 1993년 6월 노점·행상 등으로 마련한 청주 남문로 건물(30억원 상당)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충북대는 이 건물을 2008년 33억원에 팔아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고 있다. 신 여사는 “아침은 꽁보리밥, 점심·저녁은 국수를 먹었다. 돈 모으는 재미로 혼자 사는 한을 달랬다. 지금도 한 끼는 꽁보리밥을 먹는다”고 했다.

신 여사는 충북대 개교 60돌이던 지난 2011년에 10억3천만원, 2018년 8억원을 더 내는 등 지금까지 51억3천만원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그는 “국민학교밖에 못 나와 돈 모으면 작은 학교 세우는 게 꿈이었는데 여자 혼자 몸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가난하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도 그 소원을 이루는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 국립대인 충북대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신언임 여사. 충북대 제공
충북대 학생과 함께 한 신언임 여사. 충북대 제공

충북대는 신 여사의 뜻을 기려 ‘신언임 로스쿨(법대) 장학금’, ‘신언임 장학금’, ‘신언임 충효 장학금’ 등을 만들었다. 충북대는 해마다 학생을 선정해 한 명에게 500만~10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지금까지 103명이 혜택을 받았다. 충북대는 청주 수곡동 충북대 평생교육원 강당을 ‘신언임홀’로 부른다.

신 여사는 지난 2012년 33회 김만덕 상, 2016년 충북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충북대에서 명예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신 여사는 이날 영결식과 함께 학교 안 교육독지가 선영에 안장돼 영원히 학교·학생 등과 함께한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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