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못 한 설움 기부로 풀다…신언임 여사, 충북대 교정에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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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등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충북대에 기증한 신언임 여사가 22일 영결식을 끝으로 이승과 이별했다.
자식 없이 홀로 생활한 신 여사는 1993년 6월 노점·행상 등으로 마련한 청주 남문로 건물(30억원 상당)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신 여사는 충북대 개교 60돌이던 지난 2011년에 10억3천만원, 2018년 8억원을 더 내는 등 지금까지 51억3천만원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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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억여원 충북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노점 등으로 평생 모은 재산을 충북대에 기증한 신언임 여사가 22일 영결식을 끝으로 이승과 이별했다.
충북대는 이날 오전 10시 대학본부 대강의실에서 충북대학교장으로 신 여사 영결식을 진행했다. 이날 영결식엔 고창섭 총장과 학생·교직원·졸업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고 총장은 영결사에서 “아낌없는 사랑과 나눔으로 너무 큰 가치를 선물해 준 여사를 기리고, 그의 삶을 회상한다. 100여명 장학생을 자식처럼 아끼고 꿈을 펼치게 해 준 뜻을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장학생을 대표한 이민섭 학생은 “누구보다 나누는 행복을 알고 그 뜻을 펴는 데 한 점 망설임 없던 여사의 모습을 마음에 새기겠다. 평안을 누리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신 여사는 충북 청주 한 빈농의 딸로 태어났다. 어려운 형편 탓에 초등학교(국민학교) 이후 학업을 잇지 못했지만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자식 없이 홀로 생활한 신 여사는 1993년 6월 노점·행상 등으로 마련한 청주 남문로 건물(30억원 상당)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충북대는 이 건물을 2008년 33억원에 팔아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고 있다. 신 여사는 “아침은 꽁보리밥, 점심·저녁은 국수를 먹었다. 돈 모으는 재미로 혼자 사는 한을 달랬다. 지금도 한 끼는 꽁보리밥을 먹는다”고 했다.
신 여사는 충북대 개교 60돌이던 지난 2011년에 10억3천만원, 2018년 8억원을 더 내는 등 지금까지 51억3천만원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그는 “국민학교밖에 못 나와 돈 모으면 작은 학교 세우는 게 꿈이었는데 여자 혼자 몸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가난하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도 그 소원을 이루는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 국립대인 충북대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충북대는 신 여사의 뜻을 기려 ‘신언임 로스쿨(법대) 장학금’, ‘신언임 장학금’, ‘신언임 충효 장학금’ 등을 만들었다. 충북대는 해마다 학생을 선정해 한 명에게 500만~10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하는데 지금까지 103명이 혜택을 받았다. 충북대는 청주 수곡동 충북대 평생교육원 강당을 ‘신언임홀’로 부른다.
신 여사는 지난 2012년 33회 김만덕 상, 2016년 충북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충북대에서 명예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신 여사는 이날 영결식과 함께 학교 안 교육독지가 선영에 안장돼 영원히 학교·학생 등과 함께한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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