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에 1곳씩 문닫는 주유소… 떨어지는 기름값에 한숨만 `푹`

박한나 2024. 1. 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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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3일에 평균 1개씩 주유소가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1만2000개가 넘었던 주유소 숫자는 조만간 1만개 이하로 줄어들 것이 유력하다.

22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1023개소로 집계됐다.

전국 주유소 개소수는 2010년 1만3004개소를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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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이익률 1.8%에 그쳐
1만1023개… 1년새 121개 ↓
비싼 폐업 비용에 휴업도 증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전국에서 3일에 평균 1개씩 주유소가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1만2000개가 넘었던 주유소 숫자는 조만간 1만개 이하로 줄어들 것이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폐업 신고라도 할 수 있는 주유소는 그나마 낫다는 말이 나온다. 매물로 내놔도 팔 곳도 없고, 평균 1억5000만원이 드는 폐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휴업만 연장하며 대출 빚만 떠안고 사는 주유소 사장들이 수두룩하다.

22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만1023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새 121개가 감소한 수치다. 평균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3일에 1개의 주유소가 폐업 신고를 한 셈이다.

감소율이 가장 큰 도시는 광주로, 4.7%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이어 부산이 4.0% 줄었으며, 경상북도는 3.5% 감소했다. 현상 유지를 한 대전광역시와 제주도를 제외하고 서울시, 강원도, 경기도, 경상도, 울산시, 인천시, 전라도, 충청도도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대구와 세종은 각각 8.8%, 3.0% 증가했다. 특히 대구의 증가 폭이 큰 것은 군위군이 지난해 대구로 편입됐고 대규모 주택 재개발·재건축 등으로 대구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유소도 같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주유소 개소수는 2010년 1만3004개소를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011년 1만2901개소, 2012년 1만2803개소, 2013년 1만2687개소, 2014년 1만2472개소, 2015년 1만2178개소, 2016년 1만2097개소, 2017년 1만2007개소, 2018년 1만1750개소, 2019년 1만1700개소, 2020년 1만1589개소, 2021년 1만1378개소, 2022년 1만1144개소로 줄었다. 13년 동안 연평균 약 1.47%씩 감소했다.

폐업을 공식적으로 신고하는 주유소는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업종 전환이 가능해 상황이 나은 곳들이라는 평가다. 폐업 전에 토지 오염 정도나 정화 방식에 따라 토지 정화 비용으로 평균 1억50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이 비용이 없는 주유소들은 휴업을 계속 연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서다.

휴업과 영업을 반복하는 주유소의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업계는 어려운 사정에 이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는 주유소가 전국에 1000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향후 1~2년 사이에는 주유소 개소수가 1만 곳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주유소 줄폐업의 원인은 낮은 수익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주유소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9년 2.5%, 2021년도와 2022년도 1.8%를 기록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통계청 조사는 도소매업 총조사를 기반으로 하는 것인 데다 평균치"라며 "내부적으로 샘플 조사를 해보면 1%도 안 되는 영업이익률로 사실상 적자를 보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평균 휘발유·경유 가격이 15주 연속 하락하는 상황은 주유소의 부익부 빈익빈을 악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량 이동이 현저히 적은 교외 지역 등에 위치한 주유소들은 가격 경쟁에 제때 대응이 힘들어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셋째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564.2원으로 전주 대비 6.0원 내렸다. 경유는 1474.7원으로 전주보다 8.0원 떨어졌다.

또 다른 주유소 관계자는 "기름값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가격 반영이 제대로 안 되는 주유소들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전에 비싼 가격에 사 온 재고를 빨리 소진해야 하는데, 손님이 오지를 않으니 팔 수가 없어 잘 되는 곳은 더 잘 되고, 안 되는 곳은 더 안 되고 있다"고 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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