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버스 타는 인천시민은 ‘광역 I-패스’…GTX 타는 경기도민은 ‘더 경기패스’
경기도, 31개 시·군 대중교통 복잡…K-패스 확장판 마련
오세훈 “월 5만8000원 기후동행카드 청년권 상반기 출시”
정부가 오는 5월부터 국민들의 대중교통비 부담을 줄여주는 ‘K-패스’를 출시하는 가운데, 서울시·인천시·경기도 등 수도권 지자체는 자체적인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오는 27일부터 월 6만2000원에 서울 시내에서 지하철·버스를 무제한 탑승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내놓는다. 경기도는 K-패스 확장판인 ‘더(The) 경기패스’를 5월에 도입하고, 인천시는 K-패스 확장판 ‘인천 I-패스’와 광역버스 정기권 개념인 ‘광역 I-패스’를 역시 5월에 출시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2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합동 기자설명회를 열고 정부와 각 지자체가 추진하는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을 발표했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K-패스는 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시내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출 금액에서 일반인은 20%, 청년(19~34세)은 30%, 저소득층은 53%를 다음 달에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다. 광역버스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이용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환급 혜택은 대중교통을 월 60회 이용할 때까지 적용된다.
◇30일간 인천 광역버스 무제한 이용 패스, 8월 출시
인천시의 인천 I-패스는 정부의 K-패스 혜택을 확대했다. K-패스와 대중교통요금 환급 비율은 같지만 ‘60회 제한’을 폐지해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환급률은 올 상반기 중 20%에서 30%로 높이고, 단계적으로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청년 연령도 19~39세로 K-패스보다 5세 높였다. 6~18세 이하 어린이·청소년까지 포함해 시행한다.
광역-I패스는 서울시 기후동행카드와 같은 정기권 개념이다.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시민들이 30일간 인천시 광역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오는 8월 시행될 예정으로, 정기권 금액은 시민들의 이용 패턴과 수요를 고려해 추후 결정한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인천시민이라면 광역버스를 타고 출퇴근할 경우 광역 I-패스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서울 지하철 1호선·7호선·공항철도나 시내버스를 탄다면 인천 I-패스를 이용하면 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대원칙은 시민들의 교통 편의를 증진시키고 가계 부담을 줄여주며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기후동행카드에 광역버스를 참여해 8월쯤부터 주진하고, 버스·지하철 관련해서는 국토부 K-패스를 인천 실정에 맞게 다듬어 I-패스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The 경기패스’로 광역버스 타고 서울 출퇴근하면 월 4만원 혜택
경기도의 더 경기패스도 K-패스 확장판이다. 인천시 I-패스와 마찬가지로 K-패스의 ‘월 60회’ 제한을 없애 한도 없이 대중교통요금을 환급해준다. 환급 비율은 K-패스와 같다. 청년 기준은 인천시처럼 19~39세로 K-패스보다 5세 높였다.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과 연계해 6~18세도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로는 이용할 수 없는 광역버스, 신분당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도 더 경기패스를 이용하면 탑승할 수 있다. 전국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도 혜택이 적용된다. 신분당선 신사역~양재역(3100원) 같은 서울 시내 신분당선 구간을 이용해도 환급 혜택이 적용된다.
39세 직장인이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에서 서울 명동으로 출퇴근하면서 광역버스를 탑승하면 편도 요금으로 3100원을 낸다. 한 달에 22일 이용하면 교통비는 13만6400원인데, 청년 할인(30%)을 받으면 4만920원을 환급받는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경기도는 일반 버스, 지하철뿐만 아니라 광역버스, 순환버스, 신분당선, 3월 개통 예정인 GTX-A가지 요금 체계가 다양한 교통수단이 도내에 혼재되어 있다”며 “서울보다 17배 넓은 지역 특성상 거리비례제 적용에 따른 개인별 교통요금 편차도 크다”고 했다.
이어 “더 경기패스는 경기도 1400만 인구와 넓은 지역, 다양한 교통수단과 요금 체계, 31개 시·군별 교통 패턴과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설계했다”며 “광역버스 증차 등 대중교통을 활성화해 도민들께 더 나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많이 이용 않는 서울시민은 기후동행카드보다 K-패스 유리
서울시민들은 오는 27일부터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카드는 정부의 K-패스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서울시는 인천시·경기도와 달리 K-패스 확장판 교통카드를 내놓지 않았다. 대중교통 이용 패턴과 행선지에 따라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 가운데 유리한 것을 선택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 시내 지하철·버스를 6만2000원에 30일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도 무제한 탑승하려면 3000원 비싼 6만5000원권을 이용하면 된다. 올해 9월부터 한강에서 운항하는 리버버스도 기후동행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시내버스는 서울시 면허 버스라면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승하차하더라도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지하철은 서울 내에서 승차 후 서울 바깥에서 하차하면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종로3가역에서 승차한 후 경기 과천시 인덕원역에서 하차하면 역무원이 별도로 요금을 징수한다. 신분당선, 서울 지역 외 지하철,광역버스·공항버스, 다른 지역 면허 버스는 이용할 수 없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경기·인천으로 출퇴근하는 시민에게는 K-패스 혜택이 더 크다. 또 한 달에 6만2000원 이상 교통요금을 지출하는 시민들에게만 혜택이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자주 타지 않는다면 K-패스가 유리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 여러분께서는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제도를 비교해보는 행복한 선택의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며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 혜택을 수도권 주민들이 모두 받을 수 있도록 4월 김포시를 시작으로 인천시, 그 외 수도권 지역에 사용 범위가 확대되도록 노력해가겠다”고 했다.
이어 “청년들이 교통비 부담 없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월 5만8000원 정도의 ‘기후동행카드 청년권’도 상반기 중에 출시된다’며 “다른 옵션들도 속속 공개할 예정이니 기대해주셔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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