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K-패션, 파리에서 돌파구 찾는다
신세계인터, 첫 파리시장 도전…'맨온더분' 선봬
송지오, 24회째 참가…"공격적 글로벌 확장"
국내 패션기업들의 발길이 잇따라 프랑스 파리로 향하고 있다.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해 해외 유통망 확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파리패션위크는 세계 4대 패션쇼 중 하나다. 뉴욕, 런던, 밀라노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패션 마켓으로 알려져 있다. 패션위크 참가는 해외 바이어들과 패션 관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일 기회다. 또 해외 백화점 입점 등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는 찬스이기도 하다.
글로벌 패션산업 위축에도 참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를 앞세워 2024년 F/W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글로벌 유통‧패션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2024년 가을·겨울(F/W) 시즌 신제품 프레젠테이션도 진행했다.
한섬은 지난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참가해 이번까지 총 11회 연속 참가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글로벌 패션산업 위축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섬이 파리패션위크에 지속 참가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홀세일 네트워크 확장' 때문이다.
실제로 효과도 있었다. 지난해 1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2023년 F/W 컬렉션 수주액은 전년 대비 125.1% 증가했다. 20개국 50여 개 패션·유통업체와 홀세일 계약을 체결해 매 시즌 계약 물량을 큰 폭으로 확대했다.
또 한섬은 프랑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독일 베를린 '카데베' 등의 백화점과 글로벌 패션 온라인몰 '쎈스' 등과 홀세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 열린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홍콩 '하비니콜스' 백화점 등 신규 해외 유통 플랫폼 10여 곳과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섬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F/W 행사보다 한 달가량 이른 10월부터 해외 바이어들과 패션 관계자들로부터 프레젠테이션 참가 문의가 이어졌다"며 "홀세일 상담 요청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번 행사에 앞서 미국 뉴욕의 삭스피프스에비뉴 백화점 등 글로벌 대형 리테일 업체들과 신규 입점 협의도 진행 중이다. 한섬은 해외 온라인 유통채널도 확장한다. 올해 상반기 파리에 시스템·시스템 옴므 온라인 자사몰을 개설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첫 도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에 처음으로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을 앞세워 파리패션위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파리패션이크에서 맨온더분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맨온더분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 2016년 론칭한 남성복 편집숍 브랜드다. 비즈니스 캐주얼부터 컨템포러리 라인까지 폭 넓은 상품군을 취급한다.
맨온더분이 입점한 로메오 쇼룸은 신진 디자이너들이 입점하고 싶어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 패션 관계자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 모이는 성지이기도하다. 맨온더분은 로메오 쇼룸에서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전 세계 패션 및 유통업체 관계자들에게 자체 제작 컬렉션을 소개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맨온더분 관계자는 "쇼룸 운영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유통망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부터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는 이번이 24번째 참가다. 지난 19일 24FW 컬렉션 ‘NIGHT THIEVES’를 공개했다. 송지오 고유의 동양적인 실루엣을 강조했다. 또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협업한 신발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송지오는 앞으로 공격적으로 글로벌 확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파리 프랭땅, 홍콩 하비 니콜스 등 세계 유명 백화점에 입점했다. 올해 서울과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동시 오픈할 예정이다.
송지오인터내셔날 관계자는 "2년 전부터 파리 컬렉션 라인을 상품화해 국내 매출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며 "파리 현지에서도 작년 12월부터 프랭땅 백화점 명품관에서 단독 팝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매출이 좋아 2월까지 연장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내부 부진에 해외진출 필수
국내 패션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브랜드 입지 강화를 위한 필수 관문이다. 현재 국내 패션 시장은 내수 부진과 해외 브랜드들의 국내 진출 등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해외 공급망을 늘려 외형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이런 상황은 실적을 보면 알더욱 명확히 알 수 있다. 한섬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756억원, 영업이익 6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1%, 42% 감소한 수치다. 한섬 파리법인의 매출은 20억원으로 전년(17억원)보다 1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5억원으로 전년(4억원)보다 소폭 증가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96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줄었다. 영업이익은 346억원으로 64%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를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사업구조에서 해외 수출로 전략을 선회했다.
송지오를 운영하는 송지오인터내셔널의 경우 가장 최근 공시된 지난 2022년 매출은 210억원으로 전년보다 19%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송지오는 오는 6월 파리 마레 지구에 첫 유럽 매장을 오픈해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 실적 개선을 노릴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위크는 프레젠테이션뿐만 아니라 홀세일을 진행하는 글로벌 패션 영업장"이라며 "해외유통 담당자들과 홀세일 계약을 진행해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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