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미스3' 등 트롯 오디션의 유난히 높은 시청률 비결[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MBN ‘현역가왕’과 TV CHOSUN ‘미스트롯3’는 괴물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이 일반 예능이나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3배 정도나 높다.
'현역가왕'은 1회 6.8%에서 시작해 계속 우상향 곡선만 그리면서 8회 14.5%를 기록했다. '미스트롯3'는 14~17%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선보이는 예능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률이 3%대에 반응이 좋으면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는 '저(低) 시청률 시대'다.
하지만 이 두 트로트 예능은 왜 그럴까?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시청자들이 좋아할만한 보고싶은 콘텐츠가 많은 게 첫번째 요인이다. 참가자들 중에서 이렇게 개성과 실력, 차별화가 잘 돼있는 사람들이 많은 오디션을 보기가 쉽지 않다. 제작진이 이들을 어디서 찾아왔는지 궁금할 정도다. 현역이건 신성이건, 트로트 아이돌이건 기본 이상의 노래 실력을 갖춘데다 스타성까지 지닌 참가자들도 꽤 있다.
그런 사람들을 데리고, 가차없이 승부를 펼치게 한다. '현장지목전', '1대 1 데스매치' 등의 이름하에 진행되는 서바이벌 경기는 둘 중 누가 이겨도 상관없을 만큼 불꽃을 튀긴다.
'현역가왕'은 쟁쟁한 현역들이 많다. 15년차 박혜신과 김양 반가희 등 고참부터 류원정, 유민지, 신미래, 마이진, 두리, 김산하 등 자기만의 무기를 갖춘 참가자들이 많다. 비빔걸스팀의 전유진이 '아름다운 강산'을 우렁차게 부른 것도 여전히 귓가에 맴돈다. 발라드에서 트롯을 부르는 린도 볼만하다.
심지어 '미스트롯2'때보다 훨씬 성장해 돌아온 미국인 마리아가 '천년바위'를 깊은 감성으로 불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마리아가 하이량과의 한 곡 대결에서 부른 '너는 내 남자'도 트롯래퍼라는 새로운 느낌을 주었다. 이어 본선 3차 2라운드 뒤집기 한판에서는 '엄마아리랑'을 한국사람보다 '한국인의 한'을 더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통령'(중년들의 대통령) 요요미가 어디 가서 힘을 못 쓸 가수가 아닌데도,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요요미는 신나는 노래부터 차분한 노래까지 모든 걸 다 보여주고 떠났다.
'미스트롯3'에도 노련한 내공의 풍금·배아현·이하린·천가연 등 현역부와 ‘트로트 아이돌’의 이름값을 증명한 김소연·오유진 외에도 김나율 채수현 염유리 복지은 나영 진혜언 미스김 방서희 등 자신만의 무기를 갖춘 실력자들이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너무나 팽팽한 경합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한사람이라도 탈락하면 안되기 때문에 패자부활전을 통해 기사회생시키는 제도마저 반대하기 어렵다.
아이들이라고 완성도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스트롯3'에서 8살 한수정이 '장녹수'를 감정을 잡으며 절절함을 표현할 때, 그리고 방선희와 대결을 펼칠 때는 승부를 떠나 몰입을 이끌어낸다.
11살인 빈예서가 '도련님' 하고 시작할 때 이미 끝났다. '한양 가신 우리 도련님'의 깊은 구수함이라는 감성을 그대로 끄집어낸다. 이수연의 '울아버지'를 들을 때도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어린 아이들이 너무 진한 감성으로 트롯을 소화할때, 안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이번 시즌에 나온 아이들은 감성 분배&소화 정도를 조절할 줄 안다.
유튜브 500만뷰를 자랑하는 15세 정서주는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를 자신만의 담백하고 따뜻한 창법으로 표현했다. 이어 '비 내리는 영동교'도 간드러짐 하나 없이 담백하게 불러 큰 울림을 주었다.
두번째 요인은 팬덤 시대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덤은 자칫 공정성과 충돌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운용의 묘를 기하고 있다. '팬덤 3.0'으로 불리는 요즘 팬덤은 좋아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실행력(기획력, 마케팅력, 전문성)까지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트로트는 아이돌 못지 않게 팬덤이 강성한 장르다. 임영웅의 팬덤이 천하장사급이라면 이 두 프로그램에는 한라급, 백두급 팬덤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천하장사급 정도의 팬덤이 있다면 고척돔, 잠실메인스타디움 공연이 가능하다.
이 상황을 프로그램에 더욱 선명하게 반영하고 있는 쪽은 '현역가왕'이다. '현역가왕'에서 팬덤이 강한 김다현과 전유진을 팀전의 대장으로 만들어 대장전을 치르게 했다.
팬덤이 강한 전유진과 김다현이 8회에서 패자부활전을 치렀는데, 3명이 한조씩 3개조의 1등만 파이널에 진출하는 승부방식이었다. 모두 전유진과 김다현이 속한 조에 가지 않으려고, 남은 한 조(김연자의 수은등)에 몰리는 걸 보면서,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국민판정단이 심사하는 방식에서는 누구나 팬덤이 강한데다 노래 실력까지 갖춘 참가자와 경쟁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김다현이 '안동역에서'를 불러 3인중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하자 한 관객은 "아이고, 내가 이제 잠을 자겠다"고 했다. 이 쯤 되면 헤비 팬덤이다.
팬덤의 시대에는, 많은 팬을 거느린 트로트 가수가 인기를 누리는 건 당연한 얘기. 포항동성고에 재학중인 전유진이 시험때문에 노래 연습을 많이 못하자 안쓰럽거나 신경이 쓰였다면 이미 팬덤이 된 것이다. 14세 김다현이 김양과의 대결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18위에 그쳤지만, 뒤집기 한판에서 결국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후 결국 '우엥' 하고 울어버리며 상처 받았다고 했을 때, "아이가 안됐다' '애처롭다'고 느꼈다면 팬덤 문턱에 진입한 것이다.
그런데 팬덤만 있는 게 아니라, 이들이 쟁쟁한 노래 실력까지 아울러 지니고 있어 승부가 재미있어진다. 물론 앞서 예로 든 전유진이나 김다현은 아직 성장하는 과정에 있고, 지금도 우승 가능성까지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어 주목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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