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위원만 남은 방심위 ‘바이든, 날리면’ MBC 보도 심의 나선다

새로 위촉된 문재완(왼쪽), 이정옥 방송통신심의위원이 2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MBC의 이른바 ‘날리면-바이든’ 보도를 심의한다.

방심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1심 판결이 날 때까지 보류해온 MBC 보도 관련 안건을 오는 30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심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심의 대상에는 MBC의 원 보도 뿐만 아니라 타 방송사의 인용 또는 관련 보도도 포함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은 ‘날리면-바이든’ 논란의 계기가 된 MBC의 윤 대통령 발언 자막 보도에 대해 외교부가 MBC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음성 감정에서도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명확하지 않아 MBC의 보도가 허위라는 취지였다.

MBC는 2022년 9월22일 윤 대통령 발언에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아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에 나온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고, 미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이뤄진 MBC 보도에 대한 심의 착수 결정은 방심위원 7인 가운데 여권 추천 6인만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현재 방심위 내 여야 구도는 6 대 1이다. 지난 정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위촉한 김유진·옥시찬 전 방심위원이 최근 해촉됐고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문재완·이종옥 위원을 새로 위촉했다. 현재 유일한 야권 추천 위원인 윤성옥 위원은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이날 방심위 전체회의에서는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에 대해 편향적으로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 1AM ‘주진우 라이브’에 대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결정했다. 주의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되기 때문에 중징계로 여겨진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