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뽑은 흥국, 옐레나 방출→'빅유닛'의 딸로 우승 실마리 푼다. 배구황제 위한 승부수 통할까 [SC포커스]

김영록 2024. 1. 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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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OVO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침내 흥국생명이 칼을 뽑았다. 옐레나(27)는 '배구황제' 김연경의 우승 파트너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흥국생명이 22일 옐레나와의 결별과 함께 새 외국인 선수 윌로우 존슨(26)의 영입을 전격 발표했다.

존슨은 지난 20일 한국에 입국, 이미 선수단에 합류한 상황. 흥국생명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7일 GS칼텍스전 이후 짧은 휴가를 보낸 뒤 21일부터 팀 훈련을 재개했다.

4라운드까지 18승 6패(승점 50), 리그 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선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승점 58점)과는 승점 8점 차.

올스타 휴식기를 마친 뒤 오는 30일 도로공사와 5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새 외인에게 충분한 적응기간을 줄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이다.

당초 흥국생명이 옐레나와 재계약한 이유는 분명했다. 흥국생명이 원했던 외국인 조건은 분명했다. 김연경 대신 많은 공격을 감당해줄 체력, 그리고 김연경-이주아(김수지)-옐레나로 이어지는 높은 블로킹 벽이었다.

9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가 열렸다. 상대 코트를 바라보고 있는 흥국생명 옐레나, 김연경.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2.09/

하지만 마르셀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시즌 초부터 옐레나에 대해 "키는 크지만 블로킹은 좋지 않다. 공격도 섬세함이 부족하다"는 말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옐레나와 재계약하긴 했지만, "더 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단서가 붙었다.

옐레나는 올시즌 501득점으로 전체 8위에 그칠 만큼 부진했다. 전체 1위 실바(GS칼텍스)는 물론 아베크롬비(IBK기업은행) 부키리치(도로공사) 야스민(페퍼저축은행) 모마(현대건설) 등의 활약상에 크게 못미쳤다. 토종 최고 거포 김연경(6위, 520득점)만도 못했다.

우승 경쟁중인 흥국생명으로선 속이 탈 노릇. 옐레나의 마지막 경기가 된 17일 GS칼텍스전(세트스코어 1대3 패)서 이 차이는 더욱 명확해졌다. 이날 옐레나는 1~2세트를 교체로 출전한 끝에 12득점(공격성공률 37%)의 부진을 보인 반면, 실바는 37득점으로 흥국생명 코트를 맹폭했다. 감독조차 불만을 표한 태도 문제가 겹치면서 흥국생명은 결국 옐레나와 결별을 선택했다.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의 경기, 흥국생명 옐레나가 웜업존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장충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1.17/

흥국생명이 고심 끝에 택한 윌로우 존슨은 사이영상을 5차례나 수상한 메이저리그(MLB) 전설 랜디 존슨의 둘째 딸이다. 아버지 랜디 존슨은 2m7의 큰 키에서 나오는 160㎞대 직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였던 레전드 투수. 빅리그에서 22시즌을 뛰며 통산 4135⅓이닝, 303승16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4875개를 기록했다. 은퇴 후인 2015년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된 바 있다.

윌로우 존슨은 키 1m91의 아포짓 스파이커다. 2020년 미국 오레곤대학교 졸업 후 튀르키예와 미국 프로리그에서 뛰었다. 2022년부터 2년 연속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사령탑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번에 흥국생명과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리그 도전 3회 만에 V리그에 입성할 기회를 얻었다.

옐레나와 마찬가지로 큰 키에 좋은 파워를 겸비했다. 김연경과 함께 뛰는 만큼,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위력을 보여줄 거란 기대가 있다. 왼손잡이인 만큼 보다 다양한 공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점프력보다는 빠른 스윙에 초점을 맞춘 선수다. 시즌 내내 약점으로 꼽혀온 흥국생명의 세터진이 왼손잡이의 이점을 살려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윌로우에 대해 "오른쪽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갈 잠재력을 갖춘 선수다. 시원한 공격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사진=윌로우 존슨 SNS

김연경은 국내 복귀 후 두차례 우승 도전에서 아쉽게 분루를 삼켰다. 2020~2021시즌에는 GS칼텍스의 트레블 환호를 지켜봤다. 지난시즌에는 정규시즌 1위 후 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승승패패패, V리그 역사상 첫 리버스 스윕을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또 한번의 정상 도전. 윌로우 존슨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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