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연락처 알면 묻고 싶다, 왜 야권 추천 위원만 거부하나”

최성진 기자 2024. 1. 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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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정옥 전 한국방송(KBS) 글로벌전략센터장을 대통령 추천 몫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보궐위원으로 22일 위촉했다.

윤 대통령의 야권 추천 보궐위원 위촉 배제와 관련해 당사자인 최선영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방심위는 윤 대통령 비판 보도를 검열하라고 만들어놓은 곳이 아닌데도 사실상 국가검열기구로 활용하겠다는 정권의 의도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라며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야권 보궐위원 위촉만 계속 거부하는 것인지 전화번호만 있다면 윤 대통령에게 직접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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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문재완·이정옥 새 방심위원 위촉
여야 6대1 편중…국회의장 추천 2명은 배제
당사자 최선영 교수 “국가검열기구 활용 의도”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정옥 전 한국방송(KBS) 글로벌전략센터장을 대통령 추천 몫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보궐위원으로 22일 위촉했다. 지난해 10~11월 국회의장(야권 추천)이 추천한 보궐위원 두 명에 대한 위촉은 이날도 이뤄지지 않아 전체 9명 정원의 방심위는 여야 6 대 1의 구도가 됐다. 방심위의 정치 편향성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문 교수와 이 전 센터장을 방심위 보궐위원으로 추천하고 위촉했다고 밝혔다. 두 위원은 지난 17일 해촉된 전임 문재인 대통령 추천 몫 김유진·옥시찬 위원의 후임이다. 방심위에는 현재 국회의장 추천 몫 두 자리도 비어있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추천 몫만 위촉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 대회의실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있다. 이날 보궐위원으로 위촉된 문재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정옥 전 한국방송(KBS) 글로벌전략센터장도 참석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문재인 정부에서 위촉된 정연주 전 위원장과 이광복 전 부위원장을, 이어 9월에는 정민영 전 위원을 해촉한 뒤 대통령 추천 몫의 정 전 위원장 후임으로 류희림 위원장을 위촉했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황열헌 전 문화일보 편집국장과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를 각각 이 전 부위원장과 정 전 위원의 후임으로 추천했으나 윤 대통령은 뚜렷한 이유없이 위촉을 미뤄왔다. 그사이 김유진·옥시찬 위원 자리가 또다시 윤 대통령 추천 몫 문재완·이정옥 위원으로 채워지며, 불과 반년 전까지 여야 3 대 6의 구도였던 방심위는 순식간에 6 대 1의 압도적인 여권 우위 구도로 바뀌었다.

윤 대통령이 민간 독립기구인 방심위를 대통령과 여권 추천 위원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나선 만큼, 방심위를 둘러싼 정치 편향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일하게 남은 야권 윤성옥 위원은 지난 19일 낸 입장문에서 “대통령 위촉 인사로만 구성하는 6 대 1의 기형적 방심위 구조에서 거수기 역할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모든 심의 활동과 회의 참석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방심위는 지난해 류 위원장 취임 이후 ‘가짜뉴스’ 대응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 뜻에 발 맞춰 가짜뉴스 신속심의센터를 설립을 밀어붙이고,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다룬 뉴스타파 인용보도 방송사에 대해 초유의 중징계(과징금)를 내리는 등 비판 언론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류 위원장이 가족·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사주하고 심의·의결을 직접 주도했다는 ‘청부 민원’ 논란까지 불거지며 기구의 정당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야권 추천 보궐위원 위촉 배제와 관련해 당사자인 최선영 교수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방심위는 윤 대통령 비판 보도를 검열하라고 만들어놓은 곳이 아닌데도 사실상 국가검열기구로 활용하겠다는 정권의 의도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라며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야권 보궐위원 위촉만 계속 거부하는 것인지 전화번호만 있다면 윤 대통령에게 직접 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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