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클린스만호의 물거품 된 '선제골' 선수만 재단당하고 있다

김덕기 2024. 1. 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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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64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하 클린스만호)이, 20일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도 '장군멍군' 자책골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서 클린스만호는 1차전 바레인전 승리(3-1)에 이어 1승 1무(득5, 실3)로, 요르단(1승1무)에 골 득실차에 밀려 조 2위에 올라있다. 실로 예상하지도 그렇다고 기대하지도 않은 실망스러운 결과물이다.

축구에서 '선제골'은 선수 기량과 팀 전력에 관계없이 큰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이는 기선 제압으로 경기 분위기와 흐름의 우월성까지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선수에게 자신감을 부여 여유있는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도록도 해준다. 그렇다고 '선제골'이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그 이유는 축구 구성 요소가 단지 '선제골'에 기초한 선수 기량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데 기인한다.

축구의 구성 요소는 기술+전술+체력과 더불어 정신력도 포함되어 있다. 이 4가지 구성 요소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아무리 '선제골'이라는 결과물을 얻는다 해도 경기의 궁극적인 목적인 승리에 마침표를 찍기 어렵다. 따라서 '선제골' 결과물에 부합하여 경기의 궁극적인 목적인 승리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수 기량과 팀 전력의 우월성을 90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전술과 체력 정신력 등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

경기 승패에 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그 이유는 바로 축구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천변만화'가 펼쳐지는 스포츠라는데 있다. 이에 개인이 아닌 두 명 이상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즉, 부분전술과 부분 전술의 조합인 팀 전술을 필요로 한다. 현대 축구 트렌드 중 하나는 압박이다. 따라서 이 압박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의 우선 조건은 개인 기량이지만 한편으로 볼 위치에 따른 수적 우위 확보에 의한 부분전술 구사다.

이는 탈압박을 위한 원활함을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제골' 유지에 또 한 가지 필수 조건은 체력이다. 축구는 90분 경기동안 치열한 결쟁속에 끊임없는 움직임과 과도한 신체적 접촉은 물론 점프와 같은 동작을 지속적으로 반복한다. 결국 이는 체력 저하를 초래시키는 주 원인으로 작용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경기 체력을 뛰어넘는 전문체력 또한 갖출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선제골'은 팀 승리에 필요한 정신적 유리함을 제공해 주지만 상대적으로 상대방 선수에게는 정신적 부담감과 심리적 압박감을 제공해 주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결국 이로 인하여 나타나는 현상은 부담감과 압박감에 의한 개인, 부분, 팀 전술 운영의 제한성이다. 이때 지도자(이하 감독)에게 요구되는 것은 전술적인 경기 운영이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라고 해도 개인 혼자서 팀 승리를 이끄는데에는 한계성이 있다.

분명 클린스만호 선수 구성에 의한 기량은 바레인과 요르단 선수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럼에도 클린스만호는 이의 강점을 활용하지 못한 채 2연속 경기 내용은 졸전 그 자체였다. 이는 그만큼 축구가 개인이 아닌 특징적인 부분, 팀 전술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감독의 선수 개인과 팀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포메이션 선택에 의한 전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클린스만호의 요르단전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팀 승리에 방점을 찍지 못했다는 사실은 전술 부재에 기인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분명 축구의 90분 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무승부 및 역전패에 직면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아울러 선수 기량과 팀 전력이 열세로 평가되던 팀이 강팀에 승리하는 이변 연출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이에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역전패와 더불어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감독이 추구하는 확실한 색깔이 묻어나는 전술 축구에 의한 경기 운영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직시할 때 과연 이번 카타르 AFC 아시안컵에서 2경기를 소화한 클린스만호의 확실한 색깔이 묻어나는 전술 축구는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에 클린스만호는 전술, 전략, 지략이 없는 '3무' 축구로 평가되며 선수만 '비판'을 넘어선 '비난'의 도마 위에 올라 인민재판식 재단을 당하고 있다. 분명 바레인과 요르단은 클린스만호의 열세인 선수 기량을 극복하기 위한, 체력과 정신력을 아우른 특별한 전술을 무기로 클린스만호를 상대했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색케 하는 '3무' 축구로, 선수 인격과 명예는 물론 한국 축구 자존심까지 실추시켰다. 이에 클린스만호의 앞으로 남은 여정에 늦었지만 단순할지라도 전술, 전략, 지략이 뒷받침 되는 '자율축구'가 아닌 확실한 색깔이 묻어나는 축구로 '선제골' 시 이를 지렛대 삼아 대승을 거둘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된다. 그에 대한 책임은 선수가 아닌 팀을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의 몫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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