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올해는 숨 고르며 '내실 다지기'
LG엔솔·삼성SDI·SK온
매출 10%대 성장에 그칠 듯
"과속 부작용 바로잡을 기회"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하고
제조 공법 스마트화에 나서
올해는 한국 배터리업계에 ‘숨고르기’의 해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주춤하면서 배터리도 동반 속도 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초고속 성장을 이어온 한국 배터리 3사의 실적도 소폭 둔화가 불가피하다.
배터리업계는 오히려 지금을 내실을 다질 기회로 보고 있다. 폼팩터와 소재 다변화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 격차 확보에도 힘써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K배터리 올 매출 증가 둔화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평균 13%로 전망됐다. 2022년 80.8%, 2023년 40.7%(추정)에 비하면 양적 성장 속도가 대폭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일 2023년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31.8% 증가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은 78.2% 늘어난 2조1632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한 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분기별로 뜯어보면 하반기부터 성장세 둔화가 나타났다. 작년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기록한 매출 증가세가 3분기부터 꺾였다. 4분기 매출은 8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2.7%, 53.7%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에프엔가이드가 취합한 추정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38조6864억원, 영업이익은 58% 늘어난 3조7415억원으로 예상됐다. 작년과 비교하면 증가율 둔화폭이 커졌다.
SK온도 전망이 녹록지 않다. 최근 한 달간 SK온의 올해 실적 추정치를 발표한 증권사 다섯 곳의 컨센서스를 취합한 결과 이 회사의 올해 매출은 15조747억원으로 예상됐다. 작년 매출 추정치(13조1975억원) 대비 14.2% 늘어난 규모다. 전년(증가율 73%) 대비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다만 올해는 흑자 전환에 성공해 연 38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도 매출 증가세 둔화가 예상된다. 삼성SDI 매출은 지난해 23조1444억원에서 올해 25조7993억원으로 11.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회사의 2022년 매출 증가율이 48.5%, 지난해 15%(추정)였음을 고려하면 내리막이 이어졌다. 다만 수익성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은 2조2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내실 다질 기회”
배터리 시장의 성장 둔화는 전방 시장인 전기차의 수요 둔화와 직결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을 27.1%로 예상했다. 지난해 29%(추정치)보다 소폭 낮아졌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작년 말부터 줄줄이 전동화 계획을 미루거나 축소하고 있다. 배터리 출하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성장 전망에 일시적인 먹구름이 끼었지만 배터리업계에선 “시간을 벌었다”는 말도 나온다. 수년간 거듭된 대규모 투자와 그에 따른 재무 부담, 가동률 저하, 인력 수급 등 ‘과속 부작용’을 바로잡을 여유가 생겼다는 얘기다. 그 대신 중장기 성장을 위해 폼팩터·소재 다변화, 제조 공법 스마트화 등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가 절감에 방점을 찍고 주요 생산거점의 스마트팩토리화와 원재료 조달 효율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고전압 미드니켈,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상용화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SK온은 각형 배터리에 이어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테슬라가 고안한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인 4680 배터리 생산을 추진한다. 삼성SDI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LFP 배터리와 46파이 배터리를 2026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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