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에 '경영특강'한 MBK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에
김 부회장, 당분간 전략적 조언 등 조 대표 경영 지원키로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국내 3대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김광일, 조주연 각자 대표 투톱 체제로 전환한다.
김 대표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부회장도 겸직하고 있는데, 홈플러스의 경영 전면에 나서 주목된다. 중장기적으로 홈플러스는 매각 작업도 준비하고 있어서다.
22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조주연 마케팅부문장(CMO·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홈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인사를 오는 2월부로 단행한다.
기존 이제훈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는 빠졌지만 매출 증대와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홈플러스는 조 대표가 회사 운영과 마케팅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김 대표는 홈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겸하면서 조 신임 대표를 지원 사격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는 만큼, 김 대표가 사실상 경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오랜 기간 홈플러스의 이사회에서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으로 활동해 와 누구보다도 홈플러스의 경영 상황과 엑시트 타이밍을 잘 짚어낼 경영자로 꼽힌다.
통상 사모펀드는 인수 회사의 가치를 단기간에 높인 뒤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경우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2015년 이후 실적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으며 기업 가치가 낮아진 상태다.
선뜻 인수에 관심을 드러낸 업체도 없다. 결국,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인물을 직접 홈플러스에 심어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반면 조 대표는 직전까지 홈플러스 CMO를 역임하며 브랜드 재활성화에 공을 세운 만큼 해당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마침 이날 대형마트 영업 규제를 폐지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의무 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옮기고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공교롭게도 홈플러스의 내부 정비와 정부의 규제 철폐의 움직임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이를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 규제 완화로 홈플러스의 몸값이 높아지고, 매수자가 더 나올 수 있어서다.
한편 김병주 회장이 이끄는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국내 유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딜이었다.
김 대표는 이 인수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대표는 지난 2022년 하반기 롯데그룹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회장과 사장단을 대상으로 강연해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김 대표는 홈플러스의 등기임원(기타비상무이사)으로 홈플러스 이사회 핵심 멤버이기도 했다.
롯데는 대형마트 계열사 롯데마트를 운영 중인데, 사실상 경쟁사의 수장을 불러 그가 한 강연을 롯데 사장단이 경청하는 파격을 보인 것이다.
2022년 2월 취임한 P&G 출신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도 2016~2017년 홈플러스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했는데, 신 회장이 직접 '적장'(敵將)을 스카우트 한 바 있다.
롯데그룹과 MBK는 금융 부문에서도 인연이 있다.
롯데그룹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금산 분리 규제 등으로 롯데카드 등 금융계열사를 불가피하게 매각했는데, 2019년 MBK-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롯데카드를 인수한 것이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또 다시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당시 VCM에서 신 회장과 롯데 사장단들에게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타 기업 사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김 대표는 턴어라운드 성공을 위한 동력으로 "단기적 현상의 해결보다는 기업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한 중장기적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턴어라운드에 필요한 역량 마련을 위해 기존 투자 및 비용 지출 재검토를 해야 한다"며 "회사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턴어라운드 성공 사례로 일본 주얼리 기업 '타사키'와 글로벌 보험사 '오렌지 라이프'를 꼽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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