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프로 앱 안 만든다" 개발자들의 난... 애플에 드리우는 '실패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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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주요 신제품이자 첫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의 출시 효과가 사실상 반쪽짜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사이에서 비전 프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꺼리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탓이다.
블룸버그는 "개발자들은 애플이 비전 프로용 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애플을 돕지 않기 위해서라도 앱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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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프로 연 판매량 최대 40만대 추산
"이용자 기반 작아 기대 수익 적은 탓"
애플이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는 주요 신제품이자 첫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의 출시 효과가 사실상 반쪽짜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사이에서 비전 프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꺼리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탓이다. 기기 자체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해당 기기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애플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신제품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아이폰·애플워치 출시 때와 '정반대 분위기'
2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최다 이용자를 둔 영상·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유튜브·스포티파이가 비전 프로용 앱이나 맞춤형 버전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전 프로에 최적화한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모바일로 PC버전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처럼 화면이 깨져 보이는 등 정상적 이용이 어려워진다.
블룸버그는 이들 외에도 상당수 앱 개발자들이 비전 프로용 앱 출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기 출시와 동시에 앱 장터가 가득 찼던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첫 출시 당시와는전혀 다른 분위기다. 특히 애플이 지난해 6월 비전 프로를 미리 공개하고 개발자들에게 앱 개발에 필요한 시간도 충분히 준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발자들, 애플 안 도우려 앱 출시 비토" 분석도
테크업계에선 개발자들의 미온적 태도와 관련, '기대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비전 프로는 비싼 가격(3,499달러·약 478만 원) 때문에 올해 판매량이 30만~4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아이폰이 2억3,000만 대 이상 팔린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 비전 프로 앱 개발자 입장에선 확보 가능한 최대 이용자 수가 40만 명밖에 안 된다는 뜻으로, 이용자 기반이 작은 만큼 굳이 비용을 투입해 앱 개발에 나설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애플의 고압적 앱스토어 정책에 개발자들 불만이 누적된 탓이란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앱스토어 출시를 신청한 앱에 대해 구글보다 까다롭게 심사하기로 유명하다. 이용자가 앱에서 결제한 금액의 최대 30%를 따박따박 떼어가는 것을 두고도 개발자들의 원성이 높았다. 스포티파이는 앱스토어 수수료를 두고 애플과 갈등해 온 업체 중 하나다. 블룸버그는 "개발자들은 애플이 비전 프로용 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애플을 돕지 않기 위해서라도 앱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모든 개발자가 반대 진영인 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영상회의 플랫폼 업체 '줌' 등은 비전 프로용 앱 출시를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얼마나 많은 개발자가 앱 출시 대열에 추가 합류할지가 (비전 프로 성공의) 관건"이라고 짚었다.
예약 판매는 인기... 내달 2일 미국서 정식 출시
비전 프로는 다음 달 2일 미국 시장에 출시된다. 19일 시작된 예약 판매에선 한 달 치 물량이 1시간 만에 소진됐다. 다만 이는 이 제품을 원하는 수요의 폭발이라기보단 생산량이 워낙 적은 데 기인한 현상이라는 게 테크업계의 분석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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