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엔씨소프트 주가 10년 전으로…최후 보루 '린저씨' 떠나면 끝?

김완진 기자 2024. 1. 2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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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떠올리다 현재를 보는 게이머들에게는 씁쓸함을, 주가를 바라보는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절망감을 주고 있는 게임사가 있습니다. 불세출의 게임 '리니지'로 한 시대를 호령했던 '엔씨소프트'입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금 19만 원대에서 횡보 중입니다. 지난 2021년 2월 말 104만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토막이 난 셈입니다.

10년 전 주가로 돌아간 셈인데, 사우디 국부펀드가 1조 원 규모 투자를 했다가 60% 날렸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자난해 내내 흘러내리며 20만원 초반대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연말 신작 쓰론 앤 리버티 (TL) 출시 기대감에 반등하는 듯하더니, 정작 출시 직후 게이머들의 혹평 속에서 다시 미끄러지더니 결국 20만원 선마저 내줬습니다.

11년 만의 신작인데...결국 '아픈 손가락'?
11년 만의 신작인 TL은 벌써부터 게임을 하는 사람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서버를 통합한 가운데, 게임방 순위에서도 10위 밖을 맴도는 중입니다.

해외 파트너사인 아마존 게임즈와 함께 북미, 유럽에 TL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막상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적 악화 늪에 빠진 엔씨소프트는 게임 내에서 사용자들이 얻는 장비와 재화가 경매장을 통해 유통되는 과정에서 수수료(22%)를 뗴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아마존 입장에서 흥행이 힘들다고 판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엔씨소프트 측은 "계약 관계가 있는 만큼, 아마존 게임즈 측이 빠질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엔씨소프트 게임 라인업을 보면, 상대적으로 게임을 많이 하는 10대나 20대가 열광하는 게임은 사실상 없습니다. 결국 리니지 시리즈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는데, 엔씨 위기가 리니지 매출 하락과 유저 이탈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암울합니다.

넥슨과 네오위즈 등이 블루 아카이브, P의 거짓 등 신선하면서도 돈 버는 게임을 만들고, 넷마블도 퍼블리싱 뿐만 아니라 자체 IP를 활용한 게임 모두 소위 '중박' 이상은 내는데 엔씨소프트만 죽을 쑤는 형국입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게임사들 땅 짚고 돈 번다고 할 만큼 모바일 게임 전성기인데, 엔씨는 답이 뭔지 알면서도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며 "당장의 수익만 보장하는 확률형 아이템 고수에 리니지 일변도를 고집하면서, 신작 출시 등 다양한 시도도 안 하는 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연봉 1억 직원 5천 명...지난해 영업익 73% 급감
최근 일부 게임 운영을 중단하고 공동 대표 체제로 개편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는 있지만, 보다 과감하게 뼈를 깎는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은 1.1억 원인데, 임직원은 5천여 명입니다. 인건비만 5천억 원이 훌쩍 넘는데,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1500억 원으로 직전 해보다 73% 넘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출시 한 달 남짓밖에 안 된 신작마저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당분간 게임으로 돈 벌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까지 감안하면,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동산 등의 자산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역시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신사옥인 글로벌 RDI(연구개발혁신) 센터를 세울 예정인 삼평동 공영주차장 부지는, 지난해 연내 착공 계획이었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지난 2020년 엔씨소프트와 삼성물산,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꾸린 컨소시엄이 2만5719㎡ 규모 시유지를 8377억 원에 매입했고, 4189억 원을 투입한 엔씨소프트가 토지 50%를 사용하면서 오는 2026년 신사옥을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삽도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적 부진에 건설경기 부진까지 맞물리면서 착공이 어려운 상태로 풀이되는 가운데, 땅을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기도 힘든 만큼 엔씨소프트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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