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형 동영상에 빠져들겠네" 애플의 놀라운 마술, 비전프로
내달 2일 출시 앞둔 비전프로
'공간 컴퓨팅' 새로운 비전 제시
25분간의 체험 프로그램 제공
여행모드로 비행기서도 사용
3500달러 달하는 가격은 부담
오는 2월 2일 출시를 앞둔 애플의 혼합현실(Mixed Reality)기기인 '비전 프로'를 두고 실리콘밸리가 뜨겁다. 그동안 대중화에 실패했던 확장현실(XR)헤드셋을 애플이 성공시키면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기존의 업체들이 사용하던 MR/XR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애플은 오는 19일 사전판매 접수를 앞두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 1월 8일에는 CES를 하루 앞두고 '비전 프로'의 판매일을 공개하면서 CES에 몰린 사람들의 관심을 가져왔다. 애플은 이날 '준비해(Get Ready)'라는 타이틀의 TV 광고를 미 전역에 시작했다.
소비자에게 집중적인 교육 프로그램
애플은 새로운 디바이스를 경험하는 고객들을 위해 집중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애플스토어를 방문해 '비전 프로'를 체험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다음달 2일 오전 8시부터 미국 전역의 애플스토어에서 '비전 프로' 체험 고객을 받을 예정이다.
체험 프로그램은 매장 직원이 앱으로 사용자의 얼굴을 스캔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이폰 페이스 ID 설정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맞는 라이트 실, 폼 쿠션, 밴드 사이즈 등을 정해준다. 외부의 빛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라이트 실은 25가지 이상의 모양과 크기로 제공된다. 쿠션은 두 가지 크기가 있다.
안경을 착용하는 고객을 위해 매장에는 시력을 측정하는 장치가 설치된다. 매장에 구비된 수백 개의 렌즈 중 체험자의 시력에 맞는 렌즈를 '비전 프로'에 조립해준다.
장치가 준비되면 직원이 '비전 프로' 작동 방식을 설명한다.
사용자의 눈을 사용해 포인터를 제어하는 방법, 손동작으로 화면을 선택하는 방법, 헤드셋을 잡는 방법 등이 포함된다. 메인 헤드밴드의 핏 다이얼을 조정하는 방법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사이를 이동하기 위해 디지털 크라운을 사용하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
사용자가 '비전 프로'를 착용하면 착용 상태에서 보정을 통해 기기를 사용자에게 최적화한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드디어 25분간의 시연 프로그램(데모)이 시작된다.
데모는 먼저 갤러리 앱에서 2D 이미지, 파노라마 사진, 3D 입체 사진, 3D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음으로 '비전 프로'를 컴퓨터 및 아이패드 대용으로 사용하는 방법, 몰입형 3D 영상을 감상하는 것 등으로 이어진다.
초기 킬러 서비스는 엔터테인먼트
애플은 '비전 프로'의 초기 킬러 서비스로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고 있다. 대형 TV를 대신할 수 있는 개인화된 엔터테인먼트 기기라는 것이다. '비전 프로'는 출시와 함께 150개 이상의 3D 영화, 애플 몰입형 동영상(Apple Immersive Video),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동시에 서비스한다. 애플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여행모드'를 통해서 비행기 기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몰입형 동영상은 '비전 프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영상이다. 공간 오디오로 캡처한 180도 3D 8K 녹화로 만들어진 영상이다. 시청자가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추가 비용 없이 애플TV에서 시청할 수 있다. 애플은 유명 아티스트인 얼리샤 키스 리허설 룸, 외줄타기 등 어드벤처, 선사시대 행성 가상체험 등의 시리즈를 제작했다.
한편 한국계 스타트업인 어메이즈VR의 '몰입형 콘서트'도 애플 '비전 프로' 공개에 맞춰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카카오 출신 창업자들이 만들었으며 지난해 콘서트 앱을 메타 퀘스트용으로 출시했다. '메건 더 스탤리언' 'T페인' '사라 라르손' 같은 팝 스타들의 몰입형 콘서트를 앱에서 경험할 수 있다.
어메이즈VR은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에스파'와 '카이'의 VR콘서트를 제작하기도 했다.
호평과 혹평 … 엇갈리는 사전 평가
'비전 프로' 사전 예약을 앞두고 애플은 주요 테크매체와 인플루언서들에게 '비전 프로'를 체험하도록 했다. 이들의 후기는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섞여 있다.
유튜브 구독자 1810만명인 미국의 유명 테크 유튜버인 마케스 브라운리(MKBHD)는 X에 올린 글에서 '비전 프로를 처음 착용해 봤을 때는 신기했지만, 세 번째 착용해보는 지금도 여전히 무겁게 느껴진다'고 적었다.
미국의 유명 게임 저널리스트인 제프 킬리는 "가장 먼저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기기를 통해 실제 환경과 주변 사람들을 포착하고 표현하는 방식의 충실함이었다"면서 "애플의 놀라운 마술"이라고 호평했다.
'비전 프로'를 사용해본 테크 전문매체 엔가젯의 기자들은 대체로 우호적인 평가를 내놨다. 한 기자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가족의 집 영상을 보면서 몰입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영상 속에서는 아무도 나를 보거나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면서 "몇 년 후 미래에서 딸의 과거 영상을 들여다보는 내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먹먹해져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다른 기자는 "데모에서 나비가 내 손가락에 착지하는데 곤충의 다리가 내 손가락과 '접촉'하는 것을 보는 것이 소름 끼쳤다"면서 "촉각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나비의 털이 많은 다리가 손가락에 진짜 닿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본 밴드가 아니라 머리 정수리에도 무게를 분산시키는 듀얼 루프 밴드를 착용할 경우 무게감이 크게 줄어든다는 설명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몰입감 있는 경험에도 불구하고 3500달러에 달하는 높은 가격은 큰 장벽이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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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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