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손가락 두드려 검색 … 내 방이 스키장·밀림으로

정호준(jeong.hojun@mk.co.kr) 2024. 1. 22. 1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R기기 대중화 될까 메타 퀘스트3 써보니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에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끄는 선물이 있다. 바로 '확장현실(XR) 기기'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 미국에서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한 것도 '메타 퀘스트' 앱이었다. 메타 퀘스트는 메타의 '메타 퀘스트3'와 같은 혼합현실(MR) 디바이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 장터다. 해당 앱이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메타 퀘스트가 크리스마스 시기 인기 선물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다음달 애플이 MR 헤드셋 '비전 프로' 출시를 예고하면서 XR 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주목도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XR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MR을 포함한 몰입형 기술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VR은 완전히 컴퓨터로 구현한 가상 환경을 의미하며, AR은 '포켓몬고' 게임처럼 실제 환경 위에 가상 요소를 입히는 것이다. MR은 메타 퀘스트나 애플의 비전 프로처럼 반투명 렌즈를 활용해 현실을 바라보면서도 가상 요소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메타 외에도 플레이스테이션을 제공하는 일본의 소니, 중국의 바이트댄스 등이 XR 디바이스를 내놓고 있다.

현존 최강…메타 퀘스트3 써보니

현존하는 XR 기기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메타 퀘스트3를 체험해봤다. 메타 퀘스트3는 지난해 10월 메타가 내놓은 신제품이다. 우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외관이다. 무게는 515g으로 전작 대비 소폭(12g) 늘었으나 기기 부피가 40%가량 크게 줄었다. 착용 시 무거움을 느끼지 못했고 기기가 특정 방향으로 쏠리는 현상도 없었다. 머리 둘레에 따라 조절 가능한 범위 또한 넉넉했다.

렌즈를 끼고 착용했을 때와 안경을 끼고 착용했을 때 크게 느껴지는 불편함이 없어 안경 착용 시에도 기기 사용이 원활했다.

착용 후 전원을 켜자 가장 신기하게 다가오는 기능이 바로 외부 환경을 볼 수 있는 '패스스루'였다. 전작인 퀘스트2에도 패스스루 기능이 탑재됐지만 전작은 흑백 버전이었다. 퀘스트3의 시야각은 가로 110도, 세로 96도로 지금까지 나온 메타 퀘스트 시리즈 중 가장 넓은 시야각을 갖췄다. 퀘스트3에는 전면부에 머리 움직임과 손을 추적하는 흑백 카메라 4개, 3차원 현실을 구현하는 컬러 카메라 2개가 탑재됐다. 이를 활용해 기기를 벗지 않고도 주변 환경을 확인하거나 자신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적외선 LED를 적용해 컨트롤러 없이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핸드 트래킹' 기능이 있다. 콘텐츠를 검색하는 등 타이핑이 필요할 때는 현실 세계 위에 가상으로 구현되는 키보드를 손으로 눌러 사용할 수도 있다.

컨트롤러의 경우 전작에 있던 링이 사라졌고, 그립감도 준수했다. 햅틱 진동 기능이 있어 게임과 같은 다이내믹한 콘텐츠를 플레이할 때 집중도를 높여줬다. 노래에 맞춰 컨트롤러를 조작하는 리듬 게임, 슬로프를 내려오는 스노보드 게임 등을 플레이해봤다. 스노보드 게임은 실제로 스노보드를 타는 것처럼 다리 움직임에 따라 가속하거나 멈출 수 있어 실감 나게 즐길 수 있었다.

배터리는 2시간~2시간 30분 내외로 사용 가능했다. 음향의 경우 내장 스테레오 스피커가 있으며 공간 음향을 구현했다. 카메라 기능도 있어 사진 촬영과 화면 녹화가 가능하다.

메타 퀘스트3의 가상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모습. 핸드 트래킹 기능을 활용해 컨트롤러 없이도 손의 움직임을 인식해 입력할 수 있다. 정호준 기자

콘텐츠 폭 아쉬워…'VR 멀미'도 조심

지속해서 단점으로 꼽혀온 것은 사용 가능한 콘텐츠의 폭과 수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소개에 따르면 메타 퀘스트 스토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은 1000여 개 수준이다. 상당수의 콘텐츠는 게임, 스포츠 같은 피트니스 분야였다.

또 일명 'VR 멀미'로 불리는 VR 울렁증은 걸림돌이 됐다. 3D 게임 등을 할 때 어지럼증을 느끼고 멀미를 하는 사용자는 XR 디바이스에서 멀미를 더 심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평소에 멀미에 취약하다 보니 메타 퀘스트3로 다양한 게임을 20분 정도 즐기고 나자 어지럼증과 함께 두통이 찾아왔다.

XR 붐 올까…시장연평균 20%대 상승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XR 헤드셋 시장 점유율은 메타가 4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플레이스테이션 VR을 개발하는 소니가 32%로 2위를 기록했으며, 중국 바이트댄스의 피코가 9%로 뒤를 이었다.

한편 애플은 다음달 2일부터 비전 프로를 애플스토어와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비전 프로는 256GB 기준 3499달러(약 470만원)의 초고가 제품으로 메타 퀘스트와 경쟁하는 가격대는 아니지만 애플도 XR 기기 산업에 뛰어들게 되면서 관련 생태계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 또한 구글·퀄컴과 손잡고 XR 헤드셋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타버스 키워드가 시들고 XR 기기의 매출도 주춤했지만 올해는 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면 이에 따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호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