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청년작가 13인, 화폭 위의 자유로운 난장

김슬기 기자(sblake@mk.co.kr) 2024. 1. 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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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하늘에 구름이 걸렸다.

청년 작가들의 상상력은 자유분방했다.

한국과 일본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난장을 벌인다.

전시를 기획한 박미란 팀장은 "전시는 동시대 작가들이 지금의 풍경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식을 다각도에서 살핍니다. 이들의 관점이 안착한 지점으로서의 화면, 즉 현재의 착륙지점을 고찰하고 미래의 도약 방향을 가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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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오 서울 ‘착륙지점’
구지윤 안지산 엄유정 등
13인 회화 48점 한자리에
안지산 ‘유영’ [아라리오갤러리]
잿빛 하늘에 구름이 걸렸다. 구름 아래로 통통한 발이 보인다. 이 사람은 무슨 이유로 구름에 갇혀 유영을 하고 있을까. 안지산의 ‘유영’ 속 모델은 수영을 좋아하는 작가의 어머니다. 구름은 혼란한 세계를 헤쳐나가기 위한 은신처가 된다. 현대인의 심리적 상황을 은유해 그린 것 같다.

1997년생으로 막내인 임수범의 화폭에는 ‘반지의 제왕’ 처럼 골렘과 신비한 동물들이 살아 있는 신화적 자연이 들어있다. ‘골렘은 어디서나 살아 있어’의 녹색 산기슭 구석구석을 웃는 나무와 물고기와 참새와 공룡이 채운다. 산수화에나 있을 법한 산은 공중부양 중이다. 마치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청년 작가들의 상상력은 자유분방했다. 한국과 일본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난장을 벌인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새해 첫 전시로 13인의 회화 48점을 모은 기획전 ‘착륙지점(Landing Point)’을 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연령으로는 197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까지, 기법으로는 구상부터 추상까지 다채로움이 눈을 즐겁게 한다.

임수범 ‘골렘은 어디서나 살아 있어’ [아라리오갤러리]
층마다 특색 있게 작품을 걸었다. 지하 1층에는 몸 안팎의 세상 사이 관계를 탐구하는 ‘살색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피부 아래를 생생하게 드러낸 좌혜선, 정경빈과 흐린 화면으로 풍화된 기억을 담은 임노식을 만날 수 있다. 1층에는 재해로 무너진 세계를 그린 안경수, 도시 풍경을 추상화처럼 표현한 구자윤· 안지산이 함께 걸렸다.

3층에선 작가들의 시야가 세계로 확장된다. ‘빙하 작가’ 엄유정이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빙하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정주원은 길에서 본 초록 언덕을 그렸고, 이지현은 ‘반려식물과 어항’ 등을 통해 기억 속 이미지를 중첩해 추상화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일본 작가 코헤이 야마다는 도시와 자연 중간지대의 풍경을 그린 기하학적 회화를 선보인다.

4층은 자아가 주관적으로 개입한 개성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유키 사에구사는 섬세한 필치로 묘사한 초현실적 들판 가운데 조그만 텐트, 정체모를 동물 등을 숨겨놓아 ‘숨은 그림 찾기’를 유도한다. 임수범의 옆에는 강철규의 대작이 걸렸다. 북구의 숲에서 사냥하는 인물을 그려넣기도 하고, 불안을 상징하는 검은 구가 등장해 주인공과 대적하는 서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전시를 기획한 박미란 팀장은 “전시는 동시대 작가들이 지금의 풍경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방식을 다각도에서 살핍니다. 이들의 관점이 안착한 지점으로서의 화면, 즉 현재의 착륙지점을 고찰하고 미래의 도약 방향을 가늠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구지윤 ‘그레이 투 옐로우’ [아라리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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