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고 화내고 눈물도" '극T' 김구라·김대호·풍자, 극F로 만든 날것의 '도망쳐'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김구라, 김대호 아나운서, 풍자가 '도망쳐'를 외친다.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MBC 새 예능프로그램 '도망쳐 : 손절 대행 서비스'(이하 '도망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자리에는 방송인 김구라, 김대호 아나운서, 유튜버 겸 방송인 풍자, 조철영 PD가 참석했다.
'도망쳐'는 현대인들의 다양한 인간관계 속 선을 넘는 '몹쓸 인연'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도망쳐' 대표 손절단 김구라, 김대호, 풍자가 대신 관계를 정리해 주는 토크쇼. 지난해 8월 파일럿을 선보인 이후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이날 조철영 PD는 "누구나 해봤던, 받아봤던 인간관계에 대한 난제나 손절을 고민하는 순간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이야기해보고 싶어 기획했다"며 "너무 무겁거나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도망쳐'를 소개했다.
김구라는 "작년 하반기 4개 정도의 파일럿을 하고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정비를 해서 '안다행'이 쉬고 있는 자리에 들어갔다"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있다. PD님이 시청률을 신경 안쓸 수 없다고 하더라. 2049 시청률 1위를 넘어야 한다더라. 감각있는 PD이기 때문에 믿고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풍자는 "파일럿에 이어 살아남아 감개무량이다. 매번 촬영 때마다 화내고 눈물 짓고 있다. 많은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대호는 "많은 분들, 저처럼 직장 생활하는 분들이 손절해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 어디로 도망쳐야 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프로그램으로 도망칠 수 있는 피난처를 만들었으니 같이 공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PD는 파일럿 때와 달라진 점에 대해 "파일럿 방송 때는 도망쳐야 하는 대상에 집중을 했다. 대상이 인격 장애적인 특징이 있었다는 것에 집중해 전문적이고 싶었다. 정규 편성이 되고나서는 시간대와 파일럿 후 피드백을 고려했을 때 도망치는 대상보다는 도망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도망치라고 뜯어 말리는 쪽으로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구라 선배님은 왜 도망쳐야 하는지 조목조목 잘 말해주시고, 풍자님은 잘 들어주다가 마지막에 도망치라고 격하게 얘기해주신다. 김대호 선배님은 생각지도 못했던 독특한 시각으로 도망쳐야 한느 이유를 설명해주셨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다른 고민상담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김대호 아나운서는 "'도망쳐'는 하면서 재밌었던 게, 보통 고민 상담이라고 하면 사연자들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사연자 분들의 편을 들어주는 고민상담을 하는데, 저희는 T가 많이 모여서 사연자가 저희를 설득 못하면 사연자 편을 안 들어준다"며 "본인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접근해서 지금까지 있던 고민상담 프로와는 차별화 된다"고 말했다.
풍자는 "제가 고민 상담 프로그램을 꽤나 했더라. 많은 고민 상담 프롤그램을 하면서, 보통 연인관계나 직장 상사 고민을 받았는데 '도망쳐'에서는 가족관계에 대한 문제들도 많이 나온다. 공감할 수 있는 손절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매 회 MC로 참여하고 있지만 너무 자극적인 게 아닌가 싶더라. 사연자 분들의 얼굴도 공개된다. 아무래도 공감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해 궁금증을 더했다.
김구라는 "고민상담 프로는 방송 스테디 아이템이다. 젊은 친구들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MBTI를 물으면 저는 사이코라고 한다.저희 때만 해도 저렇게 감성적일 필요가 있을까 했는데 요샌 아닌 거 같았다"며 "저희는 어떤 분을 혼내주기도 하고, 3인 3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망치는 건 본인들의 의지도 중요하다"며 "차가운 상담도 보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 PD는 "저희가 지향하는 점은 리얼리티 토크쇼다. 사연자들의 사연을 진짜 각색을 많이 안한, 날 것 그대로의 사연자의 상황이 나올 거다. 현실을 이기는 드라마는 없지 않나. 막장 같은 놀라운 이야기가 강점"이라고 짚었다.
한편 김대호 아나운서와 풍자는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바. 올해 연말에도 수상을 기대할까.
김대호는 "신인상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상이 다 그렇지 뭐' 큰 생각이 없었는데, 받으니까 좋더라. 꼭 받아봄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다"며 "그 다음상 대상은 말도 안되고, 우수상까지 열심히 하면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신인상 수상 이후 마음가짐에 대해 "너무 감사하지만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 내일이고 다음 날일 뿐이다. 제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도망쳐'는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편성이 돼서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맞춰서 진행해보려고 한다. 겸손하게 도움이 되는 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보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풍자는 "기쁘게도 상을 받았는데, 저도 달라질 게 없다. 작년에 받은 상인 걸로 생각하고 더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풍자라고 하면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도망쳐'를 통해 공감하고 소통의 아이콘이 되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며 "상이 달더라. 또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도망쳐' 열심히 해서 구라 오빠, 대호 오빠와 베스트 커플상을 받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3MC가 생각하는 인간관계 키워드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김구라는 "적당한 거리 유지가 중요할 것 같다. 제가 '아니'라는 말을 많이 한다. 아닌 걸 '기'라고 할 수 없지 않나. 저희 어머니께서 39년생인데 제사 음식을 하셨는데 너무 맛이 없더라. 제사상에 손이 하나도 안가더라. 이건 아니지 않냐고 했더니 서운해 하셨다. 저는 드라이한 인간관계가 좋다"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저를 처음엔 어려워 하다가 20년째 저러고 있으니 저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더라"고 덧붙였다.
풍자는 "'도망쳐'를 하면서 느낀 게 서로 간의 애티튜드가 제일 좋지 않나 싶더라. 너무 친해지고 옆에 있을 거 같아서 소홀해지고 말을 날카롭게 하는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말자는 말처럼 내가 따뜻하게 한다면 인간관계가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김대호는 "개인적으로 인간관계 키워드는 '감당'을 꼽고 싶다다"며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의 인간관계가 가장 건강한 인간관계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김대호는 '도망쳐'를 하면서 "저희가 극T인데 극F로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3MC들은 각자 공감했던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김구라는 "오늘 아침에도 필라테스를 하고 왔다. 일대일로 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필라테스 강사가 여자 분이라 신경이 쓰이고 화가 난다고 하더라. 필라테스 특성상 남자 강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부부의 사연을 보면서 결혼 생활이 부딪힐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호 아나운서는 "보시는 분들도 가치판단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운을 떼며 "피임 기구와 관련한 사연이 들어왔다. 제 생각은 다른 분들이 확연하게 생각이 달랐다. 저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에 풍자는 "녹화 중 제일 많이 싸웠던 날이었다"고 첨언해 궁금증을 안겼다. 또 김구라는 "저는 김대호를 보면서 '정말 나 혼자 살고 있구나'를 생각했다. 김대호가 남다른 친구이긴 하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으며, 김대호는 "맥락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사연"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스페셜 손절단 라인업도 궁금증을 높였다. 1회에는 성해은, 서동주가, 2회에는 허니제이, 브라이언이 출연한다. 그 이후엔 더 깜짝 놀랄 손절단이 등장한다고. 김대호 아나운서는 "출연자 분들 보면 저도 너무 보고 싶은 사람들이라 가고 싶더라. 요즘 주목 많이 받고 계시는 분들이 나오신다"고 햏고, 풍자는 "요즘 핫한 분들이 다 나온다. '이분이 왜 여기에?' 할 정도의 분들이 나오실 거다. 어떻게 섭외했나 싶을 정도"라고 밝혔다.
조철영 PD는 목표 시청률에 대해 "크게 바라지 않는다. 소소하게 첫 방송은 1%로 시작해서 완만한 상승 곡선을 이어가보자가 목표다. 다같이 공감하고 전우애가 싹트기 때문에 여기가 '노량'이라고 말씀 드려도 어색하지 않다"고 했다.
끝으로 조 PD는 "같이 보거나 지인들과 소통하면서 보면 좀 더 재밌을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은근히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든다"며 "매주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고, 김구라는 "리얼한 게 예능에서 큰 화두이지 않나. 교양 쪽에 계신 분들이 리얼함에 있어서 잡아내는 데 특화되어있지 않나 싶다"라며 본방사수를 유도했다.
김대호는 "언제 이렇게 진심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나 싶을 정도로 고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방송을 했다. 당신의 고민, 너의 고민이 아니라 우리의 고민이라고 생각하고 방송했으니 같이 공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안전하고 재밌는 피난처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9시 첫 방송.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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