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후 ‘단교 도미노’ 현실화 되나…나우루 이어 투발로도 단교설
대만 총통 선거 이후 태평양 섬나라들의 잇단 단교 가능성에 대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직후 나우루가 단교를 선언한 데 이어 투발루의 단교설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대만은 중국의 잇단 외교적 압박으로 현재 수교국이 12개국으로 줄어들었으며, 이 중에는 태평양 섬나라 3곳이 포함돼 있다.
22일 중앙통신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대만 안팎에서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가 대만과 단교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퍼지고 있다. 단교설은 비케니베우 파에니우 대만주재 투발루 대사의 외신 인터뷰에서 촉발됐다. 그는 최근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26일 대선 이후 투발루가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외교 관계 수립은 곧 대만과의 단교를 의미한다. 투발루는 현재 12곳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대만의 수교국 중 하나다.
앞서 지난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중·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한 직후 또 다른 대만 수교국 중 하나였던 태평양 섬나라 나우루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외교적 관계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한 터라 대만은 새 총통 당선 후 다시 단교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대만은 중국의 외교적 압박으로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 집권기에만 모두 10개의 수교국을 잃었다. 대만의 수교국은 현재 투발루와 팔라우, 마셜군도 등 태평양 섬나라 3곳을 비롯해 12곳 뿐이다. 향후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중국의 압박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대만 외교부는 일단 투발루의 단교설을 일축했다. 외교부는 “자유·민주·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입각한 대만과 투발루 관계는 서로의 견고한 우정을 소중히 여긴다”며 “앞으로도 각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공영발전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나우루의 단교 선언과 관련해 중국을 비판하며 태평양 섬나라들과의 외교 관계가 굳건함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8일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나우루의 최근 재정 부족을 틈타 막대한 자금 지원으로 나우루의 외교 방향을 틀었다”면서 “역내 국가들은 중국의 행보에 경각심을 갖고 중국의 권력 확장 야욕을 직시하며 인도·태평양의 자유와 개방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과 태평양 3개 우방의 우의는 견고하다”면서 “카우사 나타노 투발로 총리도 최근 우리에게 양국의 굳건한 우정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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