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대금연동제는 남얘기"...레미콘업계, 시멘트價 반영에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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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가격을 놓고 레미콘 제조사와 건설업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이 6.25% 인상에 합의했다.
22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광주·전남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는 최근 레미콘 1루베(㎥)당 가격을 9만5000원에서 10만2200원으로 6.25%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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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수도권 先협상 후 지방 확산...업계 "순서 이례적"
작년 시멘트 12%, 골재 8% 가격 인상..'레미콘 트럭 수급조절'로 운송 단가 인상도 불가피
납품대금연동제 시행됐지만..."미적용 사례 수두룩"
레미콘 가격을 놓고 레미콘 제조사와 건설업계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이 6.25% 인상에 합의했다. 통상 수도권에서 먼저 가격협상이 타결되고 지방으로 확산돼 왔지만 "이례적"으로 지방이 먼저 합의했다. 지난해 시멘트 가격이 급등하고, 레미콘 트럭의 수급조절이 유지된 것의 파급효과라는 평가다.
22일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광주·전남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는 최근 레미콘 1루베(㎥)당 가격을 9만5000원에서 10만2200원으로 6.25%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강원도 원주는 9만3000원에서 10만6800원으로 인상했다.
업계에선 "순서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레미콘 가격은 대형 건설사들이 모인 건설사자재직협의회와 수도권 레미콘 업계가 먼저 정하고, 협상 결과가 지방으로 확산하는 구조였다. 수도권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는 지난 18일 6차 단가 협상을 했지만 결렬돼 오는 25일 7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광주·전남 외에도 강원도 등에서 가격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이 수도권 협상 결과를 기다릴 수 없는 것은 원자재값이 급등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레미콘은 공사장에서 바로 타설할 수 있게 만든 반(半) 완성 콘크리트로, 시멘트에 자갈과 모래, 물, 혼화재를 섞어 만든다. 제조 원가에서 시멘트가 30%, 자갈과 모래 20%, 운반비가 20%를 차지한다.
시멘트 가격은 지난해 1톤당 11만2000원으로 6.4% 인상됐다. 2021년 가격은 7만8800원으로 2년 새 40% 이상 올랐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10월, 레미콘업계는 지난해 5월에 가격을 마지막으로 인상했다. 레미콘업계는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생산량 당 시멘트를 5~15% 더 투입하도록 요구해 실제 원가 부담은 시멘트 가격 인상분보다 크다고 호소한다.
자갈과 모래도 지난해 대비 8% 수준 올랐다. 환경파괴 우려 때문에 석재와 바닷모래, 강모래 모두 채굴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레미콘업계는 '운송비 압박'도 받고 있다. 수도권 업계는 운송사업자 노동조합으로부터 오는 5월부터 운송비 협상을 하자고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레미콘은 대부분 레미콘믹서트럭 면허를 가진 운송사업자들이 운송한다. 이들은 개인 사업자들이지만 상당수가 노동조합에 가입돼 있다. 2년 단위로 1~2분기면 운송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결렬되면 파업을 되풀이해왔다. 레미콘은 건설기계 수급제도로 운송트럭의 증차가 제한돼 있어 운송사업자들의 협상력이 강하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인상분을 납품대금에 자동 반영하는 '납품대금연동제'가 지난해 10월 시행됐지만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중소 제조사가 수두룩하다"고 호소한다. 현행 제도상 납품기업과 수요기업이 '상호 합의'하면 연동제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레미콘업계는 연동제가 시행되기 전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에 △공사기간 90일 미만, 1억원 미만 공사도 적용 △상호합의 규정 삭제를 건의했지만 중기부는 제도를 우선 도입하고 이후 세부 내용을 조정하자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시멘트 가격 인상에 일정 부분 기여해놓고 레미콘 가격은 올려주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납품대금연동제를 적용받지 못한 지방 중소 제조사들의 타격을 줄이려면 시멘트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주는 통큰 결정이 하루빨리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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